나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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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4-09-28 11:59 조회1,71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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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었다
김태식 전우야! 그간 잘 지내고 있느냐?
벌써, 우리들의 인생은 서산에 반쯤 걸린 해와 같은 신세가 되었구나. 40여 전 앙케 전투에서, 피보다 귀한 물을 너에게 얻어먹고 이렇게 살아 돌아 와구나. 지금도 그때를 잊을 수가 없구나. 때문에 오늘도 태식이 너의 생각이 나서 이렇게 이 글을 써 본다.
큰 불길은 수색중대 본대가 고립되어 있던 곳을 아슬아슬하게 우회해서 638고지 쪽으로 힘차게 타 올라갔다. 적들도 불길을 피해 638고지 너머로 도망쳤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바람 방향이 바뀌어 조금 전과 같이 수색 중대원들이 쓰러져 있는 정글 속으로 불길이 들이닥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적들도 또다시 언제, 어떻게, 공격해 올지 몰라, 그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면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상부로 부터 새로운 명령이 떨어졌다. 큰 불길이 지나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빨리 후퇴하라는 명령이었다. 큰 불길이 한번 지나간 곳은, 다시는 큰불은 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적들이 또다시 공격해 오더라도 은폐엄폐가 용이한 제1중대 소도산 전술 기지 쪽, 638고지 5부 능선 큰 바위가 있는 지점으로 빨리 후퇴하라는 명령이었다.
비록! 큰 불은 지나갔다. 하지만, 아직도 잔불이 여기저기에 남아서 연기와 함께 엄청난 열을 내 뿜고 있었다. 중대원 모두가 한 발짝도 제대로 내딛을 수 없는 처지라, 다른 지점으로 후퇴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참이었다.
그러나 또다시 큰 불이 들이닥치기 전에 이 숲속을 빨리 빠져 나가야 하는 절대 절명의 순간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그동안 겪었던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일 초라도 빨리 이 지긋지긋한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연기와 잔불이 엄청난 열을 내뿜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적들과 제일 가까이 근접해 있었던 첨병 분대는, 첨병인 권 병장은 천우신조로 살아나는 기적을 맞기도 하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살아 돌아가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던, 서울대학을 나온 그 똑똑한 동료를 잃고 말았다. 그 운명의 순간들을 다시는 생각 하 기 조차도 싫은 악몽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이때, 부스스 깨어나는 권 병장을 본, 분 대원들은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다!”
따라서 그들은, 맨 위 첨병위치에 있었던 부 첨병인 김 영진 병장과 분대장 김 종일 하사는 적들의 A K-47총을 맞고 기절했던 수색중대 첨병인 권 준 병장을 부축을 하였다.
그러면서 그 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638고지 5부 능선 큰 바위가 있는 지점으로 후퇴를 하였다. 그들은 엄청나게 내뿜는 열 속을 이리저리 겨우! 피하여, 천신만고 끝에 638고지 5부 능선 바위가 있는 곳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권 병장 그는, 바위에다 등을 붙이고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그의 입에다 수통을 물려주며 물을 먹여주는 전우가 있었다. 그는 살며시 눈을 떠 보니, 김태식 전우였다.
강원도 오 음 리 파월장병들에게 훈련을 시키는 훈련소에서부터 형제보다 더 친하게 지냈던 작전 없고 교랑 경계근무만 선다며 자랑해대던 기갑연대 제7중대로 전출 되었던 김태식이란 전우의 모습이 희미하게 어른거렸다.
권 병장 그는, 꼭! 꿈속에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그의 앞에 나타난 김태식의 모습이 마치! 천사의 모습과도 같았다. 그는 얼른 물을 받아 넘기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따라서 그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김태식 그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권 병장 그의 앞에 김태식 전우가 구세주와 같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신이 좀 드니?”하였다. 김태식 전우는 안타까운 눈으로 권 병장의 초췌한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그는, 권 병장의 탄띠에 꽂혀있던 A K-47총알이 통과한 그 빈 수통을 빼내고 자기가 가지고온 물 한 수통을 권 병장의 빈 수통 집에 꽂아주는 것이었다.
“권 병장 그는, 얼마나 고마운지 눈물이 핑 돌았다.”
때문에 그는, 피보다 더 귀한 물을 얻어먹고 나니, 그제야 정신이 좀 들었다. “그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고 김태식 전우에게 물었다?” 그는 화염방사기 사수로 차출되어 여기에 올라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매복과 수색작전이 없는, 교랑 경계근무만 한다는 제7중대에서 4명이 화염방사기 사수로 차출되어 왔다고 하였다. 때문에 그는, 638고지 뒤쪽에 천혜의 요새와 같은 적들의 벙커에 화염방사기로 불대포를 쏘는 임무를 부여받고, 여기에 올라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권 병장 그는, 생각지도 않았던 장소에서 뜻하지 않게 김태식 전우를 만나게 되니,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웠다. 뜻밖에 김태식 전우의 말을 들으니, 일면 반갑기도 하고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 신기하였다. 때문에 권 병장 그는, 연신 고맙고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알고 이곳까지 나를 찾아오게 되었냐고 김태식 전우에게 자세히 물어 보았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렇게 말했다. 여기 와서 소문을 들으니까, 바로 옆에서 연대 수색중대원들이 전투를 하고 있다기에, 권 병장 너를 찾아 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도, 울먹였다. 따라서 그는, 권 병장의 몰골이 말이 아닌지라, 초췌하고 야윈 얼굴에 시커먼 숯검정이 땀과 땟자국으로 뒤범벅되어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가 불쌍하고 가엾어 보였다. 때문에 그는, 권 병장의 그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 울먹이던 것이다.
그 둘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글썽일 뿐, 할 말을 잊고 목이 메어 제대로 울지도 못하였다. 권 병장 그는, 지금까지 양치질은 물론, 세수 한 번 못 한 꾀죄죄한 얼굴, 그대로였다.
권 병장 그는, 김태식 전우가 화염방사기를 메고 천혜의 요새와 같은 적들의 벙커 앞으로 올라가면 그는 도저히 살아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그는,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 지역인지? 상황을 잘 모르고 있는 태 식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울먹이는 목소리로 김태식 전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태식아! 적들의 벙커 정면으로 바로올라가면 너는 도저히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저기 638고지에 특공대로 올라가서 한 사람도 살아 돌아 온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때문에 권 병장 그도, 김 상병을 바라보며 엉엉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글쓴이 : 앙케 의 눈물 저자 권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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