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에 감염돼 전산망이 마비된 방송사와 은행의 컴퓨터에 해커 집단이 고대 로마 군사제도와 관련된 암호를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전문업체인 잉카인터넷 대응팀에 따르면 20일 주요 방송사와 일부 금융기관 등의 악성코드 감염 컴퓨터 하드디크스를 분석한 결과, 부팅관련 영역인 마스터 부트 레코트(MBR)에 숫자와 함께 ‘하스타티(HASTATI)’ ‘프린키페스(PRINCPES)’란 글씨가 숨어 있었다.

‘하스타티’는 고대 로마군의 시민 군계급 중 하나로, 전장터에서 가장 맨 앞에 서는 하위계급 경보병이다. 이 ‘하스타티’라는 경보병 뒤에 ‘프린키페스’라는 중보병이 있으며, 그 뒤엔 ‘트리아리’란 중창병과 ‘에퀴티’란 기병이 존재한다.

이 시스템은 ‘매니폴라시스템’이라 불리는 것으로, 하스타티는 비상 상황 시 가장 먼저 출전을 하게 된다. 이 하스타티가 무너지면 다음열인 프린키페스를 보내고, 그 다음 3열 4열인 트리아리와 에퀴티를 차례로 보낸다.

또한 특정 악성파일 내부에는 2013년 3월 20일 오후 2시부터 파괴기능이 동작되도록 만들어진 ‘파괴 날짜’도 포함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하스타티’라고 쓴 것을 보면 프린키페스와 트리아리 등 2열과 3열을 차례로 내보내는 식으로 ‘2차 3차 공격’을 암시한 것이 아니냐”며 “추가 공격이 염려된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