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이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했다고, 아나운서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했던 불과 며칠 전의 형사소송 판결과는 완전히 다른 법적 판단입니다.

이준범 기자입니다.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줘야 한다'는 지난해 7월 강용석 의원의 발언.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했다며 한국아나운서협회와 공중파 여성 아나운서 100명이 위자료 12억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오늘 1심 선고에서 이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강 의원의 발언이 비상식, 비도덕적이며 공인으로서의 품위를 완전히 상실한 거지만, 8백여 명에 가까운 국내 여자아나운서의 수를 고려할 때, '여성 아나운서'라는 호칭이 집단 내 개개인을 특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신현일/서울남부지법 공보판사
"집단 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다 인정을 해 주게 되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가 심대하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일 형사소송 재판부는 "공중파 아나운서들은 방송을 통해 항상 대중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여성 아나운서를 볼 때마다 강 의원의 발언을 떠올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직업 집단에 대한 표현이 집단 내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를 놓고 사법부가 엇갈린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강 의원은 형사재판 결과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 맡겨졌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