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4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전면 배격하면서 여기에 참가한 ‘큰 나라’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 “세계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는데 앞장서야 할 큰 나라들까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

이와 관련해 중국 언론은 북한이 직접 국가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을 겨냥했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국제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은 대북 원조를 줄여야 한다”고 밝히자, 중국 네티즌들도 강한 논조로 북한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한이 3차 핵실험까지 예고하고 나서자, 중국인들은 “더는 맹목적으로 북한을 감싸지 말고 대북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율무차(薏米茶)라는 필명을 쓰는 랴오닝성의 한 네티즌은 “중국은 왜 정치, 경제적으로 북한을 지지 하는가”고 문의하면서, “우리의 돈과 식량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나중엔 위협을 당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식량 50만 톤과 원유 25만 톤을 긴급 제공하는 등 김정은 정권에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어 중국인들도 배신을 느낀다는 반응입니다.

평소 인터넷 언론을 통제하는 중국 당국도 환구시보 사설란에 댓글을 달도록 허용하는 등 네티즌들에게 자유로운 토론마당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설이 오른 후 현재까지 300개 이상 댓글이 달리고, 2천 9백여 명 가까이 토론에 참가하는 등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강소성의 다른 네티즌은 북한을 “남의 집을 부수고 강도행각(打家劫舍)을 하는 철없는 아이”에 비유하면서, “중국은 좋은 부모의 구실을 하지 못했다”고 대북정책 실패를 꼬집었습니다.

계속하여 이 네티즌은 “이런 아이를 교육하는 방법은 거지로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비난하자, 40여명의 네티즌이 찬성표시를 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중국에 더 위협적일 것이라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인터넷 사용자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가장 가까운 인방인 중국이 더 위협적”이라면서 “북한은 핵능력을 갖출 때가지 숨어서 칼을 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댓글에 대해서는 46명이 찬성을 표시해 많은 공감대를 얻어냈습니다.

강소성 남경시의 한 네티즌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에 대해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장을 고집하는 것은 김씨 왕조 정권을 영원히 세습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이 보호해야 할 대상은 김씨 일가가 아닌 북한 주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부이긴 하지만 토론에 참가한 네티즌들은 “동북아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선 그래도 동맹인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