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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용] 김대중의 업적과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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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비역2 작성일12-11-18 15:25 조회5,35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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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남, "대통령과 국가경영-이승만에서 김대중까지", 서울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1년, p.653~657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육군사관학교 교수와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를 지냈고 대통령 정무비서관과 공보비서관으로 9년여에 걸쳐 3명의 대통령을 직접 보좌했다. 휴버트 험프리 공공정책연구소 교환교수와 랜드 (RAND)연구소 아시아. 태평양연구센터 자문위우너 등을 역임했다. 1997년 이래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포스코 펠로우십(POSCO Fellowship)을 관리하는 동시에 대통령 리더십, 남북한관계, 한미관계 등을 연구해 왔다.
   주요저서로는 성공한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 정치사회화와 정치교육』, 현대공산주의 분석』(공저), Korea and the Asia-Pacific Region(공편), A Changing Korea in Regional and Global Contexts(공편) 등이 있고 Leadership for Nation Building : Korean Presidents from Syngman Rhee to Kim Dae Jung이 현재 미국에서 출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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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정부는 정치와 경제적인 면에서는 물론 남북관계에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룩하고자 했다. 이것은 그가 일생을 통해 반체제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소외계층과 서민층을 대표하는 야당지도자로서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경제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비전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한국역사에 길이 남기고자 끈질긴 노력을 기울였다
.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약 2년 동안 전례 없는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국제통화기금에 약속한 대로 김대중 정부는 획기적인 금융개혁을 추진하여 보다 건전한 금융 산업이 되도록 했으며 재벌들로 하여금 핵심 사업에 집중하도록 하고 부채를 줄이고 투명성과 경쟁력을 높이도록 했다. 정부는 또한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용이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외국인 직접투자를 대대적으로 유치했다. 그리하여 한국은 단기간 내에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무역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에 힘입어 외환보유고는 그가 퇴임할 즈음 1,200억 달러에 이르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외화를 보유한 나라가 되었으며 이로써 한국경제는 새로운 국제적인 충격에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아시아 국가 중에서 한국은 경제개혁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룩한 나라로 평가되었으며 김대중은 아시아 지도자 중에서 경제개혁을 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대표적인 지도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2002년 말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경제회복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경제회복의 주된 교훈은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김대중은 위기 극복을 위해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었다. 또 다른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의 구조적 문제, 특히 금융부문의 문제를 조기에 그리고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는 것이다. 1)
각주1) IMF Survey, November 4, 2002, p.346.

   그러나 국제통화기금이 한국의 경제개혁에 직접 개입했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개혁을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인식을 지워 버릴 수 없다. 김대중의 경제개혁은 경제구조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미완성으로 끝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경제는 또 다시 심각한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으며 그것은 곧 김대중 정부의 경제개혁이 결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대중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간에 얼어붙었던 냉전분위기를 녹아내리게 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의 햇볕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궁극적인 통일을 위한 비전 있는 정책이었다. 민족통일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역사적 유산을 남기기 위해 김대중은 1970년대 독일의 빌리 브란트처럼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포용정책을 끈질기게 추진했으며 그 결과 남북관계는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큰 변화가 있었다. 장관급 회담이 정례화 되어 남북 간의 제반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되었고 경제협력 강화,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그리하여 김대중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까지 받게 되었다. 그의 햇볕정책은 한동안 김대중의 위대한 역사적 유산이 될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햇볕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많은 한국 사람들로 하여금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정책은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을 제거하는데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어쩌면, 김대중의 햇볕정책은 군사력을 중시하는 김정일의 군사제일주의 정책과는 근본적으로 조화되기 어려웠다. 북한은 세계 제4위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 그럼에도 불국하고 김대중은 대북정책을 너무 서둘렀다. 김대중은 임기 중에 역사적 업적을 남기겠다는 야심 때문에 국민적 합의도 없이 대북정책을 성급하게 그리고 독단적으로 밀고 나가 정치 사회적 대립의 심화, 한미관계의 악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고 그것이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장해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50년간 한국안보의 주축이 되어 온 한미동맹은 최대의 시련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각주 2) 미국은 북한이 두 개에서 많게는 여덟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대중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주투사였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민주지도자가 되기를 원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온 불굴의 지도자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한국 민주주의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키지 못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하면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는 없어질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그의 정부 하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부정부패사건이 빈발했다. 그의 정부 하에서 여야 간의 갈등으로 국회를 헌정사상 가장 비생산적인 존재로 전락시켰고 언론개혁으로 정부가 언론을 탄압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 정부는 야당의원의 비위사실을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등 압력을 가하여 여당으로 당적을 옮기도록 유인함으로써 야당을 근본적으로 약화시켰으며 이를 위해 국정원을 통해 광범위한 불법도청을 했던 것이다.

   2003년 초 그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의 한국은 5년 전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보다 결코 민주주의가 더 진전되었다고 볼 수 없었다. 한국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미국의 정치학자 신도철은 김대중이라는 제왕적 대통령 하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착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했다고 보고 있다. 그가 한국갤럽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절대다수의 국민들(82%)이 한국 민주주의는 위기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3)
각주 3)
Doh C. Shin, “Mass Politics, Public Opinion, and Democracy,” in Kim, ed., Korea’s Democratization, p. 65.

   대통령 후보 당시 김대중은 경제개혁은 시장경제 원칙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가 준비한 금융개혁 계획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고 김대중은 이 계획은 정부가 주도하기 때문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프랑스도 금융개혁을 정부가 주도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민간이 은행개혁을 주도한 영국에서는 성공했다. 경제는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경제는 정치논리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4) 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의 실제 경제개혁은 그가 주장한 것과는 반대였다. 그의 경제개혁은 빈번히 탈법적이거나 독단적이었으며 정책결정 과정도 불투명했다. 정부는 금융개혁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은행퇴출이나 은행의 해외매각은 정치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금융부문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크게 강화되었다. 재벌개혁에 있어서도 시장경제의 원리가 빈번히 무시되었다. 빅딜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부의 경제개입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5)
각주 4) Business Korea
, June 1997.
각주 5) Mo and Moon, “Korea After the Crash,” pp. 163~164.

   임기 말에 이르러 김대중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김대중의 퇴임 직전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며 41%는 그의 전반적인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47%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절대다수의 호남사람들(74%)이 그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가 성공한 정책으로서 햇볕정책(30.6%), 경제위기관리(20%)가 가장 많이 지적되었고 실패한 정책으로서 부패추방(29%), 햇볕정책(25%)이 가장 많았다(8-3).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처럼 엇갈리는 것은 이 정책에 대해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8-3> 김대중 정부 정책의 성공과 실패

성공한 정책

%

실패한 정책

%

햇볕정책

경제위기관리

월드컵

복지정책

정치안정

30.6

20

3.4

1.3

1.2

부정부패

햇볕정책

경제 불안

의료개혁

정치개혁

29.1

25

4

4

2.3


   김대중은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아시아의 만델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야당지도자로서 처음으로 평화적으로 정권을 장악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컸다
. 더구나 당시 한국은 외환위기로 혼란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거는 기대가 컸다. 그가 오랫동안 정부의 정책을 비판해 왔고 스스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는 실천능력보다는 말이 앞선다는 인상을 주게 되었으며 그에 대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리하여 퇴임할 당시 그는 다수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는 시행착오를 면치 못한 노태우와 김영삼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그 결과 어느 정도 개선된 점이 없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볼 때 전임자들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이처럼 민주적으로 선출된 세 명의 대통령이 연속해서 만족할 만한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들의 개성의 문제라기보다는 5년 단임제 하에서 너무나 야심적인 목표를 그것도 비조직적으로 추구한, 리더십 전략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댓글목록

예비역2님의 댓글

예비역2 작성일

박사님께서 이휘호와 김대중 명예훼손건으로 재판중이셔서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어 올려봅니다.

이 부분은 전체 내용중의 마지막 요약본이기때문에 본문 전체를 정독하시다보면 좋은 정보가 나오지 않을까생각합니다.

추천이 너무 없어서, 글을 읽으시는 회원님들이 오해를 하시는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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