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에 의해 현실을 비판하는 사람과 부조리한 현실과 대화를 나누어 가며 정치를 해야 하는 대중정치인의 발언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마음에는 없지만 면전의 유권자들을 의식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정치인의 입장이지요. 그래서 정치인들의 긍정적 검토를 별 거부감을 갖지 않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안의 비중으로 보아 5.18에 관한 한 긍정적 검토수준의 발언을 하지 않은 정치인들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흔히 ‘민주화운동 정신을 높이 산다.’는 식의 면피성 내용정도가 되겠지요. 그 것도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5.18행사 때에나 으레 마지못해 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정치인들 중, 입장이 긍정적 검토수준을 웃도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밑도는 정치인이 있어 설왕설래 말이 많은 것입니다. 특히 시스템클럽 회원들에는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문제죠.

필자가 볼 때 박근혜는 긍정적 검토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매년 빠짐없이 참배하는 것은 물론이요, 당대표일 때는 직함이 있다는 이유로, 당직이 없을 때는 직함이 없다는 이유로 조용히..., 최근 광주 합동연설회 때는 불현듯 묘지를 찾아 “인간 박근혜로 돌아와 광주의 마음과 진심으로 마주하고 싶었다”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 쯤 되고 보면 정치인 박근혜의 5.18참배는 호남인심을 끌어 잡기 위한 단순한 전략차원이 아닌, 그러니까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는 선을 넘어섰다고 하는 판단입니다. 물론 5.18에 관한 남 다른 그녀의 발언이나 특이한 행동 하나하나가 앞으로 계속해서 정국운영에 족쇄로서 작용하리란 생각이고요.

시스템회원들이라면 지만원 박사가 피를 말려가며 추진하고 있는 5.18진상규명 작업이야 말로 무너져 가는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마지노선이요,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임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박근혜가 집권을 하게 된다면 5.18진상규명은 영원히 빛도 보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이란 판단입니다. 스스로 원칙과 약속을 중시한다는 정치인이기에 그렇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지요.

얘기가 이쯤 되고 보면 오히려 박근혜 집권 하에서 보다는 5.18묘지 참배를 하지 않는 이명박 類의 정권하에서 지박사님의 5.18진상규명 작업이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드는 것입니다. 최소한 현 정권이 방해는 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박근혜는 보수 앞에 놓인 進路妨害者며, 대한민국이 초래한 自充手입니다.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을 수호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박근혜를 수호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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