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알고 보면 다 좋은 사람이라 하지요. 옳은 얘기입니다.
이 얘기는 사람이란 상황에 따라서는 나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물론 그 상황은 사람이 처해진 관심사 여하에 따라 성격을 달리할 것이고요.

전라도 사람들, 알고 보면 좋은 사람들입니다. 원론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씨를 5.18이란 상황에 투과시켜 놓고 보면
나쁜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투표 행태를 놓고 볼 때도 그렇습니다.

반대로 전라도 정서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고 하는
시 앞에서면 정말로 한없이 좋아지는 사람들이지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전라도 강진)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얼마나 좋습니까? 가장 지순한 아름다움은 포르테가 아니라
피아니시모에 있다고 봅니다.
그처럼 세상에서의 가장 낮고 여린 저음, 5월의 모란이 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을
지니고 있다면 그들은 가장 지순한 인성을 지닌 사람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시스템클럽회원들이 전라도 사람들의 나쁜 인성을 얘기할 때는
대체로 투표라던가 5.18이라고 하는 특수 상황에 처해서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전라도 사람들은 그 상황에 처해서만은 시스템클럽의 시각과는
정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죠. 그래서 그들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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