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18)자 지만원 박사의 최근글 "이명박이 헝클어 놓은 정부부처 원상복구 해야!"를 읽고보니 연전(08.4.26)에 쓴 내 글이 저절로 생각났다. 이를 여기 다시 옮겨 보면......
원제/ 이명박 정부의 내각명칭, 그것은 차라리 소설이었다.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환경부, 노동부는 노무현 때의 그대롭니다. 말썽 많았던 통일부와 여성부도 그대로 두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무당의 영험(靈驗)에 홀렸음인지, 아니라면 어느 작명가의 사술(邪術)에 현혹 되었음인지, 내각 명칭을 제멋대로 늘어 놓았습니다.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법제처, 보훈처, 그리하여 15부 2처라 했습니다.
제 개인의 얘깁니다만, 제가 어느 농업관련 법인단체의 수뇌부에서 종사하고 있는 터라,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에 ‘농수산식품부’의 경우, 내가 소속하고 있는 단체의 주관으로 ‘박아무개’라고 하는 유명한 인권변호사를 좌장으로 해서 세미나를 개최한바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농수산식품부’ 얘기가 어느 발제자(교수)로부터 강력(?)하게 제기 되었습니다. 듣는 이 모두 그려러니 했습니다만, 그러나 저는 이를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농업부라든 농림부라든 간단히 하면 될 일이지, 정부의 부서 명칭를 무슨 소설 쓰듯 그렇게 길게 늘어놓느냐? 그럴러면 ‘농수산식품부’라고 하지 말고, 차라리 ‘콩나물 해장국 조미료 맛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농식품 관련 모든 것을 다 끼어 넣어라”고 일갈 한바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국회 재직 중에 있었던 일화도 곁들여 설명 했습니다.
“박경수 라는 원주 출신의 순 농사꾼 국회의원이 있었는데, 노태우 정권의 말기, 당시 3당 합당후의 어느 의원총회에서 그가 연단으로 올라가 아주 작심한 듯, 뼈 있는 발언을 다음과 같이 했습니다. ‘김영삼 대표 최고위원님, 그리고 동료의원님들께 묻습니다. 마사회를 놀림부로 돌려주지 않고, 말이 뜀박질을 한다고 해서 체육부(장관/박철언)에 그대로 둘려면, 제가 기르고 있는 소는 구루마(수레)를 끌고 있으니 운송을 하는 도구라 농수산부에 두지 말고 교통부로 돌려 주시고, 또 제가 닭도 수 백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것도 방사하는 게 아니라 케이지에서 먹고 커서 알만 낳고 있으니 이놈들이 생산한 달걀은 농산물이 아니라 공산품이니 상공부로 돌려 주십시오. 안그렇습니까 여러분!’이라고 해서 의총이 온통 박장대소한 바 있었습니다.”고-.
보십시오. 기획재정부는 뭘 하는 부처고, 지식경제부는 또 뭡니까? 농수산식품부가 그러하듯, 보건복지가족부가 그렇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그렇습니다. 이건 부서명칭이 아니라 차라리 단편 소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초도 미국 방문시 대동한 한국의 각료들이 내 민 영문 명함이 가관이었다지 않습니까! 명함에 자기 직함을 소설로 써야 했으니 말입니다.
더더욱 웃기는 것은, 이 지구촌 한 울타리 시대에, 또 시공을 초월한 정보화 시대에, 말로만 글로벌 글로벌 하면서, 정작 '정보'도 '통신'도 '산업'도 '자원'도 '건설'도 '교통'도 그 부서명칭을 없애 버렸습니다. 국토해양부라면, 육지는 국토도 아니란 말씀입니까, 그렇다면 영공은 또 어디에서 헤매야 한단 말씀입니까? 새로 경부 운하를 파서 만든다는데, 이를 반대하는 저는 어느 부서에 가서 물어보기라도 해야 하는 겁니까? 다른 것은 접어 두고라도, ‘건설의 달인’으로 모두가 알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부서의 명칭이 없어졌으니 건설부분에 관한 한 일손을 접어 둘 겁니까?
08.04.26. 김종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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