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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6 혁명전야(위기의 먹구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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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5-19 12:59 조회5,91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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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먹구름 속에서

서울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미아리 고개에 다다랐을 때 오 창 길 하사는 시계를 쳐다보았다.

야광시계의 바늘이 새벽 3시에 육박하고 있었다.

어둠이 잠긴 서울시가 곳곳에서 불빛이 조는 듯이 깜박거렸다.

통행금지 시간이라 오가는 차량도 보이지 않고 들려오는 소리도 없는, 그야말로 심야의 고요함, 바로 그것이었다.

“아 이 구, 엉덩이 아파 죽겠다!”

옆에 앉아 있던 나 순호 하사가 투덜거렸다.

“목적지가 육군본부라면서?”

나 하사는 가만가만한 소리로 오 하사에게 물었다.

“전투가 벌어진 줄 알았더니, 아무 일도 없잖아?”

“가만있어 봐! 서울 시내로 들어서면 사정이 달라질지도 모르잖아!”

“이거 포병이 카빈총을 메고 가야 하니 꽤 이상하군.”

“그나저나 어째 좀... 꺼림칙해.”

“뭔가?”

“아니 모두가 잠이 들어 있는 서울 시내를 왜 진격해 가는 거지?”

“그세 말아, 이따가 전투가 벌어질까?”

“글 세... 모르겠는데!”

영문을 모르는 병사들은 상관의 명령으로 무장을 하고 트럭에 타긴 했으나, 미아리 고개를 넘어서 돈암동, 삼선교로 진입할 때까지도 너무 조용하기만 해서 기분이 이상하기만 했다.

제 x군단 포병 단은 부대를 출발해서, 서울 시내까지 들어오는 동안 이렇다 할 방해를 받지 않고, 무인지경으로 달려온 것이다.

미아리 고개를 넘어선 지점에 헌병 백차 한 대가 서 있긴 했었다.

그리고 헌병들이 어디론가 무전연락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긴 했었다.

“윤 중위! 저기 헌병 백차가 보이는데?”

선두 차에 타고 있던 조 형기 중위가 곁에 있는 윤 상호 중위에게 나직이 속삭였다.

“음, 헌병 백차가 맞군!”

“틀림없지? 헌병들이 어디론가 교신을 하고 있잖아?”

“그런데 신경 쓸 거 없어.”

“왜?”

“우리 포병대의 진군 대열을 위해 나와 있을 거야!”

“그럴까?”

차량 대열은, 창경원 앞으로 해서 안국동 종로경찰서 앞을 통과했다.

경찰서 앞의 정문보초 순경들은 멍하니 서서 무장트럭 대열을 바라보기만 할 뿐 누구 하나 저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중앙청 앞에 선두 대열이 도착했을 때가 3시 조금 넘어서였다.

“이봐, 정 중령!”

선두 지프를 타고 있던 포병사령관 문 재준 대령은 중앙청을 돌아 남대문 쪽으로 대열이 꺾이자 정 오경 중령을 불렀다.

“네!”

“이거 뭐가 이래?”

“뭐가 말입니까?”

“아니, 혁명을 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왜 이렇게 조용해!”

“글 세 말입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갑자기 말을 중단했다. 멀리 남쪽에서 수 없이 총소리가 들여왔기 때문이다.

“한강 쪽이지?”

“그런 것 같습니다.”

“정 중령은 다른 대대장들과 긴밀히 연락을 하면서 본대를 용산에 있는 육군본부 광장으로 집결시키시오”

“알겠습니다. 다른 대대장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본대를 육군본부 광장으로 집결시키겠습니다.”

“난 여기서 반도호텔 쪽으로 가 보겠소. 그곳엔 틀림없이 공 수 단 병력이 도착해 있을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랬다가 나는 다시 남산에 있는 야외음악당으로 갈 것이오. 거기서 박 장군과 만나기로 돼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문 재준 대령의 지프차는 시청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아니 ... 이거 웬일이야?”

반도호텔 앞에서 차를 멈춘 문대령은 어이가 없었다.

지금쯤이면 공 수 단이 들이닥쳐 아우성이 났을 것으로 생각 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조용하기만 하지 않는가 말이다.

“이상하다. 이럴 수가 없는데... 내 시계가 잘못된 걸까? 이봐, 김 대위!”

“네, 사령관님”

“몇 시야, 지금?”

“3시 15분입니다.”

“맞는데... 그럼 공 수 단은 어떻게 된 거야?”

문 재준은 무슨 영문인지 도시 알 수가 없었다.

전날 초저녁에 사단에서 기밀이 새어나가 혁명 출동부대들이 육군 참모총장의 긴급명령으로 발이 묶여 버렸다는 사실을 동북부 전방에서 달려온 그가 알 까닭이 없었다.

“운전병, 을지로 입구 쪽으로 가! 그리고 남산으로 차를 몰아!”

지프차가 내무부(을지로 입구 지금은 외환은행 자리)쪽으로 가는 동안에도 사방은 조용하기만 했다.

지프차는 사람의 그림자도 없는 거리를 질주해서 남산 야외음악당 쪽으로 올라갔다.

“거참 이상하군! 어떻게 된 거야?”

문 재준 대령은 도무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사령관님! 오늘이 16일이 맞습니까?”

곁에 있던 부관 김 대위가 이렇게 말했다.

“뭐? 16일? 아니 그럼 16일이 아닐 수도 있단 애기야?”

“16일이 틀림없다면 이럴 수가 없잖습니까.”

“이봐, 김 대위! 지금 우는 거야?”

문 재준 대령은 옆의 김 대위를 흘끗 쳐다보았다. 김 대위의 목이 멘 듯 한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사령관님, 아무래도 우리가 속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16일이 틀림없다면 말입니다.

“속고 있다니?”

그제 서야 문 재준 대령도 불길한 예감 같은 느꼈다.

“속고 있는지도 모르지, 맞아, 지금껏 그 생각은 못 했지만, 필경 속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렇지 않고서야 그 먼 길을 5개 대대병력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런 저지도 받지 않을 순 없지. 이건 분명 속고 있는 거야, 속고 있는 거 라 구.”

문 재준 대령은 허탈감과 분노, 그리고 까닭모를 불안감에 마음이 착잡했다.

제2CP (두 번째 혁명지휘본부)로 지목된 남산야외음악당도 텅 비어 있었다.

그는 차에서 잠시 내렸다. 혹시 어디선가 박 정희 소장이 뛰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캄캄한 야외음악당에는 썰렁한 적막만 감돌았다.

5월의 신록에서 뿜어내는 향기로움 때문일까. 코끝을 스치는 상긋한 내음만이 신선 감을 안겨 줄 뿐이었다.

“사령관님, 아무래도 혁명이 실패한 것 같습니다.”

김 대위가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가만, 이게 무슨 소리지?”

탱크 소리 아냐? 탱크?“

두 사람은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탱크소리 같기도 하고 장갑차소리 같기도 한 굉음이 들여왔다.

출처 : 도 큐 멘 타 리 제3공화국에서 발췌

댓글목록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

사실은 5.16은 실패한 거였었지요!!!
그 당시에 장면이가 이틀만 일찍 기어나왔더라면....
이런 겁쟁이(장면이)가 대한민국의 수상이었답디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친 윤보선 대통령께서 혁명을 인정하고 나서야,
기어나온 그런 사람(겁쟁이)에게 더 이상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었던 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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