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6 혁명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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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5-15 21:31 조회6,17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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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혁명 전야
육군참모총장 장 도 영 중장이 있는 서울 시내 소공동의 서울지구 방첩대(506부대)는 바야흐로 혁명 진압본부로 변해 있었다.
장 도 영은 ‘은성’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끝내고 나서 이곳에 들려, “나 없는 사이에 또 다른 이상은 없나?” 하고는 이 철 희 방첩부대장과 이희영 506부대장에게 물었다.
“이상…은, 글쎄요…?”
이희영은 머뭇거렸다.
사태를 얼버무리자는 뜻이 아니고,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를 ‘이상’이라고 한계를 지어야 할지, 순간적인 판단이 안 섰기 때문이다.
“A사단은 어떤가?”
“A사단에 나가 있는 백 운 상 부부대장으로부터 보고가 들어 왔습니다.
이 철 희 준장이 즉시 대답했다.
“그런데?”
“이 시간 현재까지 이백일 중령을 체포하지 못하고 있으나, 부대출동은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이백일은 도주했나?”
“그런 모양입니다.”
“사단장한테서는 연락이 없었나?”
그러자 이희영 대령이 나섰다.
“이상국 준장으로부터 걸 여 온 전화는 제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CID 방 중령과 함께 반란음모는 진압했고, 현재 사단은 평온을 되찾고 있다고 합니다.
“좋아! 6관구사령부 쪽은 어떻게 됐나? 육본에서 나간 영관급 장교들을 해산 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나?”
“하자… 그대로 있는 것 같습니다.
“뭐야? 아니, 그대로 있다니? 헌병감한테 빨리 전화 하시오!”
이희영은 힘차게 대답하고는 즉시 수화기를 들었다.
“공 수단 쪽은 어떤가?”
이 철 희 준장이 공수단의 상황을 보고했다.
“각하의 지시에 따라서 장 호 진 장군이 공 수단에 나가 있고, 야간 훈련 명목으로 출동하려던 병력은, 현재 출동이 중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좋아!”
“각하, 헌병감이 나왔습니다.”
“음, 아, 조 장군이오? 나 참모총장인데….”
“내, 각하!”
“당신 지금 어디 있는 거야?”
“육본에 있습니다.”
“육본에 있으면 어떠하나? 6관구사령부는 어 떡 하구?”
“이광선 차감이 수사요원과 헌병 70명을 거느리고 나가 있습니다.”
“그럼 6관구사령부에 집결해 있다는 육본의 장교들은 어떻게 됐소?”
“그렇지 않아도 지금 이 차감한테 보고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보고를 기다릴 게 아니라 당신이 직접 나가 봐요, 직접! 나가서 영관급 장교들이 그대로 있으면 빨리 귀가시키든가 불응하면 조치를 취하란 말이오.”
“알겠습니다. 곧 그리로 가겠습니다.”
“6관구사령관 , 서 장군은 지금 사령부에 있겠지?”
“아닙니다. 지금 저와 같이 계십니다.”
“뭐라 구? 아니, 사령관이 왜 거기에 있단 말이오? 서 장군을 바꾸시오”
“알겠습니다.”
“각하, 전화 바꿨습니다.”
“서 장군! 아니, 사령관이 왜 거기 있는 거요?”
“조 장군으로부터 자세한 애기를 들을까 하고 온 것입니다.”
“자세한 애긴 나중에 듣고 빨리 사령부로 가시오. 지금 사령부는 누가 지휘하고 있소?”
“참모장 김 재 춘 대령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김 대령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사령관이 직접 지휘해야 할 게 아니오?”
“알겠습니다.”
장 도 영은 부아가 치미는 것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B사단은 그 후 변동 없소?”
“네, 각하의 지시대로 안 동 순 사단장이 직접 부대를 장악하고 있어 출동은 저지 된 모양입니다.”
장 도 영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 인가 말이다.
참모총장도 모르는 ‘비둘기작전’ 이라니? 그리고 야간훈련이라니? 그때 문득 장도영의 머리에 스치는 게 있었다.
<박정희 소장이 중심이 돼서, 육군본부의 많은 영관급 장교들과 서울 근교의 예비사단 병력이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방첩대 부부대장 백 운 상 대령이 한 말이 문득 떠 오른 것이다.
“이 대령!”
장 도 영은 이희영을 바라보았다.
“네….”
“박정희 소장의 거처가 아직 확인 안 됐소?”
“지금 6관구사령부에 계실 겁니다! 저희 부하들이 6관구사령부로 들어가는 걸 확인했다는 보고를 해왔습니다.”
“전화로 연결하시오! 빨리!”
“네!”
장 도 영은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정희 소장이 중심이 된 군사쿠데타가 바로 이 시간에 도모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장 도 영은 다른 사람이면 또 몰라도 박정희만큼은 자기의 말이라면 들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일까. 사실 그는 박정희 소장을 위기에서 구명해 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출처 : 도 큐 멘 타 리 제3공화국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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