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에서[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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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5-14 06:22 조회5,80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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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
앙케 패스 638고지 9부 능선 동남쪽에 구축해 놓은 임시참호로 돌아왔다.
제2소대 3분대장 김 종일 하사를 비롯한 권 준 병장과 김 영진 병장은 불평불만을 터트렸다.
“무슨 이유로 역사의 진실을 왜곡 하였을까!”
왜?
무엇 때문에,
“앙케 전투의 주역을 수색중대에서 제4중대로 뒤바꾸어 놓았을까?”
모두들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며 격앙된 어조로 한마디씩 불평을 털어 놓았다.
이때, 옆에 있던 김 영진 병장이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그때,
“사단장과 주 월 부사령관일행이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를 방문하고 사단사령부로 귀대할 때, 전용헬기 앞에서 사단장님이 점심은 먹었느냐고 권 병장 너에게 물었을 때, 식량이 떨어져서 점심을 먹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던 그 사건 때문 아닐까?”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권 병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 펄쩍 뛰며, 얼굴이 벌개져서 조목조목 반박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앙케 작전초기에 적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으로 경계를 소홀히 하였다!”
때문에,
천혜의 요새와 같은 638고지를 월맹군에게 무단으로 점령당하였다.
전 방위 확대하지 않고 소규모병력을 투입하였다.
축차적으로 638고지 공격작전을 명하였다.
“그 결과, 방어 작전과 공격작전이 모두 실패로 끝난 것이 화근이 된 것 같아!”
“638고지를 두 번씩이나 공격한 제1대대로 배속된 기갑연대수색중대와 제1연대8중대가 세운 수훈과 전과기록은 누락시켜 버렸다.
638고지를 한 번 밖에 공격하지 않은 제2중대와 제4중대를 앙케 전투 영웅으로 부각시켰다. 이것은 앙케 전투초기에 638고지 방어 작전과 공격작전에 대한 실패를 은폐함으로써 돌아올지도 모르는 문책을 피하기 위한 약은 술책이 아니었을까?”
“제1대대소속인 제2중대와 제4중대는 638고지를 단 한번 밖에 공격하지 않았다!”
때문에,
수훈이나 전과 기록이 미미하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태극무공훈장을 상신하였다.
앙케 전투에 두 개 밖에 안 나온 태극무공훈장을 제1대대에서 독식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승리의 주역을 수색중대에서 제4중대로 뒤바꾸어 놓았다.
이것은 역사에 한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앙케 전투가 진실왜곡의 표본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까지 왈가왈부하는 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던 분대장 김 종일 하사가 말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훈장을 바라고 전투를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앙케 전투의 진실을 왜곡한 것이 문제야”
“진실은 영원한 것이기에 언젠가는 이앙케 전투의 진면목이 분명히 들어 날 것이야!”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시위는 활을 떠난 상태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렸어.
아무리 떠들어 봐야 소용없는 일이란 말이야”
“아무리 우리끼리 떠들어 보아야 되돌아오는 메아리만도 못한 헛소리에 불과 하다고 하였다. 또, 이불 뒤집어쓰고 만세 부르는 꼴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밀린 잠이나 자자고 하였다!”
경계병만 제외하고 취침을 취해도 좋다는 중대장의 명령에 따라 수색중대원들은 너무나 지치고, 지금까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참호 속에서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모두들 깊은 꿈속으로 빠져 들었다.
권 준 병장은 가슴에 훈장 달고 김포공항 비행기트랩에서 내려오는 의젓한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어디에다 눈을 두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부산항에서 거대한 미 해군 수송함 천 이백톤급 바 레트 호를 타고 어머니도 만나 뵙지도 못한 채, 이역만리 전쟁터로 출국 할 때만해도 ‘과연! 내가 살아서 이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까?’
기약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한없이 울면서 이 땅을 떠났다.
오늘 이렇게 내 조국 대한민국 땅을 가슴에 훈장 달고 다시 밟게 되었다.
그의 마음은 한없이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그러나,
앙케 전투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며 같이 전투를 하다가 전사하고 전상을 당해 같이 오지 못한 전우들이 생각났다.
그의 마음은 못 견디게 아프고 쓰라렸다.
‘앙케 전투에서 적들에게 무단으로 점령당한 638고지 탈환작전에서 보병의 무모한 공격작전보다 지연작전을 써서라도 단 한명의 전우라 할지라도 부모형제가 있는 그리운 고국으로 살려 보내는 것이 주 월 한국군에게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그의 마음은 한없이 착잡했다.
주 월 한국군 모든 병력은 적당히 시간을 끌며 안전한 방향으로 벙커와 참호 속에서 최대한 방어 작전을 하면서 미 공군에게 B-52폭격기 30회 정도 출격해 달라고 요청하여 638고지와 적의 심장부를 항공력에 의한 네이팜탄, 화공작전과 융단폭격을 가하여 초토화 시켜놓고, 마지막으로 무장헬기를 출격시켜 완전 소탕하여 일망타진하였어야 했는데 …….
만일,
미군이 지원해 줄 수 없다고 하면 우리도 19번 도로를 개통시킬 수 없다고 배짱이라도 내밀어 봐야했다.
정 그래도 의심이 나면,
정찰기를 띄워서 적병들의 행방을 샅샅이 알아내어 재차 팬텀기로 완전 쑥대밭 만든 다음, 무장헬기 띄워 싹 쓸어버려야 했다.
그런 다음에 수색중대를 보내서 수색작전을 성공리에 끝내고 내외신신문, 방송기자 앞에서 월맹군 최정예특수부대 1개 연대를 맹호기갑연대수색중대가 박살을 내버렸다고 의기양양하였다.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영웅대접을 받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하였다.
그의 생의 한 가닥을 영광의 장으로 멋있게 장식하는 장한 아들이 되었다.
지하에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얼마나 마음 뿌듯하게 생각하실 것인가?
때문에,
그의 마음은 한없이 감격스러웠다.
가슴에는 훈장 달고 제일 먼저 동작동 현 충 원 국립묘지로 달려갔다.
그는 고이 잠들어 있는 먼저 간 전우들에게 고개 숙여 명복을 빌어주었다.
목에는 화려한 화환을 걸고 서울시내 카퍼레이드환영식에 참석하였다.
시민들로부터 ‛앙케 의 영웅’이라고 열열이 환영을 받았다.
청와대에도 초청되었다.
그 만찬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각하께서 내 명찰을 보시고는 “임진왜란 때, 성웅 이순신장군 옆에서 참모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던 권 준 장수하고 이름이 같구나.” 하시면서 특별히 대통령각하께서는 영광스럽게도 저에게 악수를 청하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TV방송국에도 출연했다.
대한민국 전 국민들에게 월남 앙케 전투에서 월맹군 1개 연대가 방어하고 있는 난공불락과 같은 638고지를 맹호 기갑연대 수색중대가 용감히 싸워 주 월 한국군이 승리했다고 전국에 생방송으로 전파를 타게 되었다.
그는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때문에,
만나는 사람마다 부러워하는 인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앙케 패스 638고지를 네이팜탄, 화공작전과 융단폭격으로 불바다를 이루는 초토화 작전을 통해 최대한으로 지원해준 미군조종사들에게 “땡 큐!” “땡 큐!” 고맙다고 정중하게 몇 마디 메시지도 띄웠다.
그리고 같은 일행 앙케 의 영웅들과 삼겹살 구워놓고 소주 한잔으로 무용담에 시간가는 줄 모르게 호기를 부려 보기도 하였다.
그동안 무척 보고 싶고 그리웠던 사랑하는 선아를 만났다.
그 둘은 데이트를 즐기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이때였다.
근무 교대하자고 김 영진 병장이 잠을 깨웠다.
그는 잠에서 깨어 보니,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이역만리 월남중부지역에 위치해 있는 앙케 패스 638고지 동남쪽방향에 구축한 임시참호 속이었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파노라마같이 선명하게 펼쳐지는 황홀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 꿈은 현실과 같은 너무나 선명하였다.
잠에서 깨어난 그는, 현실로 돌아온 것이 너무나 허무하고 안타까웠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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