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의 실수에 전우가 전사하다[107] > (구)자유게시판(2012~2014)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구)자유게시판(2012~2014) 목록

전우의 실수에 전우가 전사하다[107]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케 작성일12-04-27 06:44 조회5,841회 댓글0건

본문

      전우의 실수에 전우가 전사하다

‘여자의 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던데------'

그 죄 값을 받아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노심초사 하였다.

그는 죄의식에 불안과 공포에 질려있었다.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참호 속에 같이 있던 이영석 상병은 점심 먹으러 밑으로 내려갔다.

권 병장 혼자서 앞을 주시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느 코스로 가면 덜 위험하고 안전할 것인지?’

‘어떻게 해야 이번에도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온갖 고뇌에 찬 방법과 궁리를 다 짜 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만히 돌이켜보니,

1차 공격 때도 특공대로 먼저 올라와서 638고지 주변에 있는 적들의 벙커 위치와 지형지물을 잘 파악해 놓았다.

때문에,

적들의 참호와 벙커 정면을 피할 수 있었다.

638고지 8부 능선을 따라 들어가면서 공격작전을 펼쳤던 결과였다.

그는 요행스럽게도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지금은 비록 홀로 되어 외롭다.

또, 한없이 지루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행운의 찬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좋은 뜻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자신에게 위로를 하였다.

분대장이 던져준 마대 속에 있는 전투식량(C-레이선)을 꺼내서 한 점 남김없이 다 먹어 치웠다.

언제 적의 흉탄에 맞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는 이까짓 음식 남겨두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비참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야말로 이 순간은 아무한테도 간섭받지 않는 그 홀로만의 시간이었다.

이렇게 잠시 동안이나마 생각에 잠겨 망중한에 젖어 있었다.

그는 이런저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그는 정신을 가다듬어 보았다.

어느새 저녁이 되어 어둠이 서서히 638고지에 내리깔리고 있었다.

밑에 있는 중대원들이 어둠속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짐작으로,

‘이제 공격이 시작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권 병장이 있는 참호까지는 안전지대가 확보되어 있다.

중대원들이 그곳까지는 안전하게 올라 올 수가 있다.

잠시 후,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 왔다.

밑에서 웅성거리던 중대원들이 무리를 지어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6. 25 전쟁 때, 중공군이 사용했던 인해전술을 연상케 했다.

권 병장이 있는 곳에서 약 10~20m 정도만 올라가면 638고지 정상이며, 그 너머 9부 능선에는 천혜의 요새와 같은 적들의 벙커 두 개가 있다.

적의 벙커에서 권 병장이 있는 거리와는 약 40-50m 정도밖에 되지 않은 거리였다.

그는 낮에 먼저 올라와서 참호를 구축하고 마대에다 흙을 담아서 참호 앞에다 마대를 높이 쌓아 놓았다.

때문에,

참호 바깥에 있는 다른 전우들보다 그가 있는 참호 속은 훨씬 안전한 곳이었다.

그가 있는 참호 속은 안전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참 묘한 것이었다.”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다 함께 뭉쳐있으면 마음으로나마 안심과 위안이 되었다.

반면에,

아무리 안전한곳이라 할지라도 혼자 있으면 불안하고 무서웠다.

밤에는 소총사격은 대체로 자제하는 편이다.

총구의 불빛에 자기 위치가 적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수 명이 아닌, 수십 명이 무리를 지어서 밀고 쳐들어 올라온 수색 중대원들은 권 병장이 구축한 참호 양 쪽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일렬 전술횡대로 높은 포복자세로 엎드려서 적들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고 있었다.

수류탄 터지는 폭음소리, 아우성소리, 신음소리와 비명소리가 한데 뒤섞여 캄캄한 어둠속에서 시끄럽게 들려오는 소리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정말!

“처참하고 억울하게 죽은 전우가 있었다.”

같은 소속, 분대원인 박 병장의 실수였다.

그 광경을 목격한 목격자는 권 병장 혼자뿐인 것 같았다.

638고지 1차 공격할 때,

638고지 5부 능선 큰 바위 밑에서 수치심과 부끄럼도 없이 머리를 땅에 쳐 박고 원산폭격을 하고 있던 박 희 웅 병장이 적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였다.

그는 실수로 바로 앞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때문에,

폭격으로 인해 참호처럼 생긴 구덩이 속으로 굴러들어갔다.

수류탄이 구덩이 속에서 폭발하였다.

그 구덩이 속에서 은폐하고 있던 서울출신 천 순진 병장이 그만 전사하고 말았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그 구덩이 속이 이렇게 처참하게 전사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천 병장은 이처럼 억울하게 전사하고 만 것이다.

처참하고 억울하게 전사한 천 병장도 권 병장처럼 참호 앞에다 마대만 쌓아 놓았더라면, 박 병장이 적을 향해 던지다 실수하여 떨어뜨린 수류탄이 구덩이 속으로 굴러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만 했더라면 그 구덩이 속에 있던 천 병장도 무사했을 것이다.

수류탄이 마대에 걸려 마대 앞에서 폭발했더라면 오히려 박 병장이 전사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권 병장은 적들과 치열한 전투중이라 구덩이에 가 볼 여유도 없었다.

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벌어진 안전사고였다.

솔직히 말해,

그는 전투 중이란 것은 핑계에 불과 했다.

사실은 너무나 끔찍하였다.

또, 너무 무서웠다.

때문에,

구덩이에 가 볼 용기와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마침!

사고 지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점박이 상병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천 병장은 내장이 몽땅 바깥으로 쏟아져 나와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그 때까지 죽지 않고 목숨은 붙어 있었다고 했다.

피 범벅이 된 그는 굼틀거리면서 꺼져가는 마지막 생명선을 붙잡고 겨우 기어 들어가는 모기만 한 목소리로,

“엄마!”

“엄마!”

“엄마!”

마지막 단말마의 비명과도 같이 아주 애절하게 세 번을 엄마를 불렀다.

그러다가 그는,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그는, 꽃다운 젊은 청춘을 피어보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죽어갔다고 했다.

임종을 지켜본 점박이 전우가 울먹이면서 들려주는 말이었다.

점박이 전우도 천 병장이 적의 ‘방망이수류탄’에 전사했는지?

아군 수류탄에 맞아 전사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이었다.

워낙 총망중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때문에,

옆에서 임종을 지켜본 떠버리 점박이 상병조차 박 병장의 실수로 아군 수류탄에 천 병장이 전사했다는 상황을 정확하게 잘 모르고 있었다.

만일,

이 같은 사실을 떠버리 점박이가 정확히 알았더라면 벌써 동네방네 떠벌려서 실수한 박 병장은 난처한 입장에 처해져서 여러 전우들의 차가운 냉대 속에 입장이 곤란하게 되었을 것이 분명하였다.

법은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죄목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되지 않아 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징역형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박 병장도 헤어날 수 없는 공포에 떨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전쟁터라 하지만, 너무나 끔찍한 비극이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었다.

- 계속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구)자유게시판(2012~2014) 목록

Total 25,367건 770 페이지
(구)자유게시판(2012~2014)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297 박근혜, 정은이 찾아 '뵙는게(?)' 원칙 댓글(5) commonsense1 2012-04-27 5972 30
2296 민족 불멸의 영웅 박정희대왕 각하께 "충 ~ 성" … 댓글(1) 蟄居博士 2012-04-27 5333 35
2295 경선룰이고 오픈 후라이판이고 엿장수 맘대로! 댓글(2) commonsense1 2012-04-27 4693 14
2294 모기 잡자고 미사일 발사하기는.... 댓글(3) 일조풍월 2012-04-27 4410 30
2293 外敵3명 內敵3명에 포위된 박근혜 蟄居博士 2012-04-27 8281 48
2292 미주통일게시판 지박사님 흠집내기 그만하라 현우 2012-04-27 4185 22
2291 김환생은 대통령 후보감 댓글(3) 산하 2012-04-27 4647 17
2290 박원순과 친좌언론 공작.."구두~쑈" 와 뒷통수 쑈~ 댓글(1) gelotin 2012-04-27 4664 33
2289 '이하부정관'이란 무슨 말일까, 아시는 분? 댓글(5) 김종오 2012-04-27 8001 30
2288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국이 산다.(펌) 댓글(3) 염라대왕 2012-04-27 3686 36
2287 잡탕인간들이 소음을 내지 않을 수 있겠나? 경기병 2012-04-27 4477 25
2286 인터넷 미주통일신문(Korea Unity Press T… 댓글(2) 돌石 2012-04-27 4759 23
열람중 전우의 실수에 전우가 전사하다[107] 안케 2012-04-27 5842 20
2284 전두환의 광주폭동 조기진압~슬기로운 구국의 결단 댓글(17) 천추운무 2012-04-27 4572 30
2283 [잡주는 없다] 러시아 가스관 하면 안된다. (수정중) 예비역2 2012-04-26 5590 27
2282 대한민국과 풀리지 않는 魔法의 數 경기병 2012-04-26 4474 19
2281 '김환생'의 단골 화법에 대한 질문 댓글(10) commonsense1 2012-04-26 5094 16
2280 4.26일 법원에 나오셨던 회원님들 댓글(5) stallon 2012-04-26 4210 63
2279 김환생은 박근혜의 표를 깎아먹는 역공작 세력????? 댓글(5) 경기병 2012-04-26 5196 24
2278 세상에서 제일 정직한 사람 '김환생' 댓글(3) commonsense1 2012-04-26 6542 14
2277 박근혜 격노? 격노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 댓글(3) commonsense1 2012-04-26 5245 20
2276 철부지 김정은이...결국은 댓글(1) 북극사람 2012-04-26 4323 66
2275 택배 기사들을 조심하시요, 집에 여성이 있으신 분들 PATRIOTISM 2012-04-26 4492 28
2274 군대 기피자들의 천태만상, 누군 좋아서 하나 댓글(1) commonsense1 2012-04-26 4689 24
2273 이재오, 이것도 한방에 간다 ... 사조직, '재오사랑… lyrictenor 2012-04-26 4526 46
2272 전자개표기 소송 일시 (헌법소원 진행중인데 재판 강행) 이재진 2012-04-26 8264 29
2271 김문수, 이것도 거짓말 아주 잘 하네 lyrictenor 2012-04-26 3998 51
2270 이성을 압도하는 감성 일조풍월 2012-04-26 4404 23
2269 웃기는 소리, 東海와 日本海를 같이쓰자고? 김종오 2012-04-26 8439 22
2268 가장 잘못된 만남, 가장 아름다운 만남! 댓글(3) 현우 2012-04-26 4182 50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