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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노래와 군가를 들려주었다[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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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4-15 00:09 조회8,0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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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자 노래와 군가를 들려주었다

이른 아침부터 계속 638고지에 있는 월맹군의 벙커와 포진지에 한국군이 105mm-155mm포와 미군 항공폭격과 무장헬기 로켓포와 M-60경기관총으로 번갈아 가며 폭탄과 총알을 쏟아 부었다.

전투는 바야흐로 끝장을 보려는 듯 치열했다.

그동안 미군 헬기를 향해 맞대응하던 대공포와 아군 보급로에 집중 포사격을 하던 월맹포병들은 포신은 벙커 속에 숨겨놓고, 638고지 너머 자신들의 연대본부 상황실이 설치되어 있는 천연동굴로 물러가 은신하였다.

아군들을 괴롭히던 적들의 포성도 멈추었다.

그 엄청난 폭탄으로 폭격을 하던 팬텀기들도 미 공군 제7전술기지로 돌아갔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굉음소리를 내며 폭격을 하던 미군 무장헬기들도 돌아갔다.

어느덧 4월 하순의 긴 태양이 월남의 서쪽 하늘로 넘어가려고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을 무렵이었다.

1972년 4월21일 오후 6시 경,

앙케 패스 638고지에 나뭇가지 부비는 바람소리와 어지러이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만 요란 할뿐 정적이 찾아와 교착상태에 빠져있을 때였다.

이때 푸 갓 비행장 상공 쪽에서 정찰기 한 대가 638고지 상공으로 진입하였다.

정찰기는 638고지 상공을 저공 선회 비행을 하였다.

정찰기에서는 이 미자의 ‘동백아가씨’ 와 ‘그리움은 가슴마다’ 노래가 대형스피커를 통해 감미롭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색 중대원들은 하던 동작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국의 향수를 달래는 감상에 젖어 눈시울을 적시었다.

‘얼마 만에 들어보는 고국의 아름다운 노래였던가?’

갑자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당장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고국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이 치열하고 처절한 전쟁터에서 매일같이 총소리와 폭탄 터지는 폭음소리 뿐이었다.

“엄마! 나 좀 살려줘!” 하며 죽어가는 전우들의 비명소리와 신음소리만 들여왔다.

이 소리에 전우들은 슬픔에 젖어 있었다.

또 통곡하며 오열하고 있었다.

이 생지옥 같은 전쟁마당에 울려 퍼지는 국민가수 이미자의 노래, 동백아가씨의 ‘헤일 수 없는 수많은 밤을 얼마나 울었던가?’ 구절에 이르자 모두는 넋을 잃고 아련한 추억을 더듬고 있는 듯 말이 없었다.

이어서,

애타도록 보고파도 찾을 길 없네.

오늘도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그리움만 쌓이는데,

밤하늘에 잔별같이 수많은 사연

꽃이 피고지고 세월이 가도

그리움은 가슴마다 사무쳐 오 네

가슴을 도려내는 듯 애절한 동백아가씨 노래가 끝나고 ‘그리움은 가슴마다’ 노래가 흘러나올 때는 노래 가사가 마치 이역만리 이국땅에서 전투를 하고 있는 전우들이 처해 있는 심정을 대신하는 것 같았다.

중대원들은 숙연해지면서 고국에 두고 온 아내와 애인의 그리운 얼굴을 그려보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낼 생각도 없이 소리 없이 흐느껴 울었다.

638고지 주변에는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들과 월맹군들의 시체들이 여기저기에 쌓여 있었다.

곳곳에 쌓여 있는 시신에는 파리 떼와 구더기가 바글거렸다.

진동하는 고약하고 역겨운 냄새에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정찰기에서는 안개 같은 뿌연 액체를 살포하고 있었다.

아마도 시신 썩는 고약한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인지?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인지?

“약품 냄새가 진동했다!”

어쩌면 울창한 숲을 제거하기 위해 고엽제를 뿌리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찰기에서는 안개 같은 뿌연 액체를 계속 공중에서 살포하고 있었다.

동시에 이미자의 아름답고 간드러지는 노래도 들려주었다.

한편!

수색 중대원들이 적과 아군들 시신 옆에서 역겨운 냄새와 더불어 전투식량 (C-레이선)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자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며 정체불명의 액체를 살포하던 정찰기는 수색 중대원들의 심금만 울려놓고 연대전술기지 쪽 상공으로 사라져 가 버렸다.

이어서 퀴논 쪽 상공에서 지휘관용 작은 헬기 한 대가 땅거미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는 638고지 상공으로 날아와서 선회비행을 하였다.

그러면서 ‘보병의노래’, ‘진짜사나이’, 맹호군가 등 씩씩하고 우렁찬 군가 세 곡을 번갈아 반복하여 들려주었다.

“주월 한국군 장병 여러분!”

“낯도 설고 물도 설은 이역만리 이국땅에서 우리의 우방인 월남의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피 흘려 싸워 이김으로써 월남 전사에 길이 빛날 전승의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 연일 계속되는 전투를 수행하느라 그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아름다운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 멘트가 흘러나오는 선무방송을 듣고 있던 박 병장이

‘자유통일 위해서 님 들이 뽑혔으니,

가시는 곳 월남 땅 하늘은 멀더라도------‘

맹호 군가를 흥얼거렸다.

부산 제3부두 환송식장에서 군악대의 맹호군가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내의 노래’ 가사를 적어 건네주던 아내와 애들이 보고 싶다고 울먹이면서, 또다시 박 병장은 소리 없이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 있었다.

그를 지켜보는 전우들의 마음을 더욱 그리움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정말!

“전쟁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었다.”

저 말없는 638고지가 무엇이기에 월맹군들은 이 고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어 작전을 하고 있다.

주 월 한국군은 저 638고지를 탈환하기 위해서 축차적으로 공격을 하며 쟁탈전을 벌이는 중에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귀신 잡는다는 청룡부대만 철수하지 않았더라도 저놈들이 감히 여기까지는 오지 못했을 것인데, 월남전에서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던 청룡부대가 철수하고 없는 틈을 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여기까지 쳐 내려 왔다.

그래서 이곳 앙케 패스 지역이 주 월 한국군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 중에서 최전방이 되고 말았다.

새삼 청룡전우들이 월남에 없다는 아쉬움과 함께 그들의 막강한 전력과 용맹성을 떠오르게 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무력감으로 전신에 힘이 쏙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공중에서 계속 선회비행을 하며 삐라도 뿌리고 군가와 선무방송을 하던 지휘관용 작은 헬기도 퀴논 쪽 사단사령부가 있는 상공으로 사라져 갔다.

서산마루에 반쯤 걸쳐있던 해도 플레이쿠 쪽 산속으로 기울어 숨어버렸다.

피 비린내와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앙케 전선에는 또다시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 덮이고 정적만 감돌고 있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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