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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은 한국군 장교들만 노렸다[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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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4-13 04:08 조회7,0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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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들은 한국군 장교들만 노렸다

부첨병인 김 병장과 첨병분대장 김 하사는 초인적인 힘으로 첨병인 권 병장을 부축을 하여638고지 5부 능선으로 겨우겨우 내려갔다.

나머지 남아있는 기력을 다해 바위 밑으로 내려가서 김태식 전우로부터 피보다 귀한 물을 얻어먹었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다른 분 대원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밀려오는 불안감에 정신까지 혼미해졌다.

한편,

적들도 불길을 피해 638고지 너머로 물러갔다.

그 작열하던 태양도 서산마루에 걸쳐 더위는 참을 만하였다.

불길이 지나간 대지에서 내 뿜던 열기도 점점 식어서 수그러들었다.

아래 쪽 콩 강에서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왔다.

살아남은 중대원들이 겨우 몸을 추스르고 있을 때였다.

이때,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서 드럼통과 물을 가지고 왔다.

저 승 문턱까지 갔다 살아남은 수색 중대원들은 가지고 온 그 물을 받아먹고 갈증이 해소 되었다.

갈증이 해소 되니까 좀 살만 하였다.

계속 콩 강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모처럼 여유를 찾은 중대원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638고지 5부 능선 큰 바위가 있는 지점으로 빨리 철수하라는 작전명령은 취소되었다.

다시 작전 명령이 변경되었다.

그때 638고지 1차 공격하기 전, 7부 능선에 구축해 놓았던 참호를 빨리 점령하라는 명령이었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죽음의 사선을 뚫고 638고지 5부 능선 바위 밑으로 무작정 이동했던 권 병장과 김 병장, 분대장 김 하사는 지칠 대로 지친 천근만근이나 되는 몸을 이끌고 참호가 구축되어 있는 7부 능선으로 또다시 기어 올라갔다.

살아남은 분 대원들과 합류 하였다.

월맹군들에게 집중공격을 받아 화염과 연기에 질식되었다.

전사자와 전상자가 속출하였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전사자는 손도 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해 둔 채, 전상자들만 물을 운반해 온 전우들이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로 부축을 하였다.

그리고 106병원으로 후송 조치하였다.

지금까지 수색중대 지휘관 장교들 중에서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은 제3소대장 정 종 태 중위마저도 안타깝게 화염과 연기에 질식되었다.

급히 후송되었다.

제2소대장 조 만행 중위는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는, 귀국을 약 20일 정도 남겨놓고 월남 전사에서 최대격전지 앙케 전투에 갑자기 투입되었다.

수색중대 부관이었던 제2소대 임시 소대장 조 만행 중위는 엄청난 충격에 정신적 공황에 빠져 전쟁스트레스 중 후군에 걸려 있었다.

이제 수색중대를 지휘할 장교는 5일전에 부임한 중대장 한 사람 밖에 없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수색중대는 또다시 중대장을 제외한 지휘관들을 다 잃은 처지에도 불구하고 638고지 7부 능선 참호 속에서 불안과 공포에 떨면 2차 공격을 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월맹군들의 사격술이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하였다.

얼마 후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적들은 A K-47자동소총에 조준경을 부착한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놈들의 저격수는 한국군 장교들만 노렸다!”

‘따!~콩!’하는 적의 저격수 A K-47소총 한 발이면 한국군 위관 급 장교 한 명이 어김없이 쓰러졌다.

그 당시 영관급 이상 장교들은 최전방 전투현장에 있지 않고 상황실 벙커에만 있었다.

때문에, 그 같은 큰 위협을 실감하지 못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위관 급 장교들은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위관 급 장교들은 ‘장교표시’ 을 다 없애고, 치열하고 처절한 앙케 전투를 수행하고 있었다.

계급장은 물론이고 양어깨위에 있는 푸른 지휘관 견장도 다 떼버리고, 심지어 무전병도 옆에 가까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와 같이 소모품으로 전락한 장교들은 선두에 서지 않고 뒤에서 명령만 내렸다.

이런 이유로,

“자기 직속상관이 아니면 장교인지 병사인지 도무지 식별이 되지 않았다.

어떤 병사는 다른 소속 중대장한테, “저기수류탄 빨리 좀 전달해 줘” 하는 등 야!, 자! 반말하는 웃지 못 할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야!, 자! 반말하는 그 병사한테 무어라고 탓하는 장교들은 한 분도 없었다.

또, 한 가지 난처한 것은,

적들은 아군무전병의 동태를 철저히 관측해서 장교들만 표적을 삼았다.

그러므로 장교들은 자연히 무전병을 옆에 오지 못하게 하였다.

상부에서는 걸핏하면 무전병에게 지휘관을 바꾸라고 독촉을 하였다.

이렇게 되고 보니, 무전병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난감한 입장에 처한 무전병도 어쩔 수 없이 무전기 전원을 꺼 버렸다!”

이렇게 되니까,

작전상 큰 방해요소로 작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작전 명령이 상부로부터 하달되었다.

적들이 A K-47자동소총에 조준경을 부착하여 한국군 장교들만 노리고 있다.

사격술이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하다.

때문에,

전술이라 할지, 전략이라 할지?

고육지책으로 생각해 내었던 것이 드럼통 작전이었다.

드럼통에 흙을 가득 채워서 2인1조로 밀고 올라가면서 공격하라는 것이었다.

“처음 얼른 듣기에는 그럴싸해서 한번 해 볼만하다고 생각되었다!”

조금 전 제1중대원들이 물과 함께 가지고온 드럼통으로 시범적으로 한 번 실험해 보기로 했다.

638고지 7부 능선, 전투현장에서 우선 드럼통 한 개에 지시대로 흙을 담으려고 해보았으나 드럼통 입구가 너무 좁아 야전삽으로는 흙을 퍼 담을 수가 없었다.

기름통으로만 사용하게 설계된 드럼통은 주유기로 기름 채우는 것은 가능할지라도, 흙은 담는 것은 불가능 하였다.

하는 수없이 차고 있는 대금으로 드럼통 입구를 약 20-30cm 정도 찢어서 흙을 가득 채웠다.

“상부에서 지시한대로 산 밑에서 병사 2명이 산위로 밀어 올려 보았다!”

드럼통은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다시 병사 5명이 엎드려서 밀어도 움직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온갖 나무뿌리와 폭격을 맞아 울퉁불퉁한 구덩이 장애물에다 급경사로 인해 이 전술 작전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급경사에 드럼통을 밀어 올리다가 잘못하면 안전사고가 날 것 같기도 하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찢어진 구멍에서는 드럼통을 움직일 때마다 흙이 다시 밖으로 흘러나왔다.

앙케 전투에 참전했다는 어떤 전우는 이렇게 무용지물인 드럼통에 흙을 가득 채워서 2인1조로 밀고 올라가면서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실전에서 시험해본 결과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신빙성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그렇지. 무게가 거의 450-500Kg 정도 나가는 흙을 가득채운 드럼통을 엎드려서 병사 둘이서 경사진 곳을 한 손에 총을 들고 한 손으로 밀어 올린다는 것은 헤라클레스라면 몰라도 인간의 힘으로는 전혀 불가능 하였다.

“과학적으로나 물리적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빈 드럼통만 가지고도 실험해 보았다.

하지만, 역시 불가능했다.

설령,

빈 드럼통을 밀어 올린다 치더라도 적들의 B-40적 탄통 한 방이면 그대로 날아 갈 것 같았다.

결코 만만히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이런 방법은 어쩌면 쥐덫을 걸머지고 산등성이를 오르는 들쥐의 신세와 견주어도 전혀 잘못된 비유가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드럼통 색깔 자체가 치명적이었다.

빨간색 드럼통은 확연히 눈에 들어가게 마련이라 적들의 공격목포로서 안성맞춤의 타깃이 될 것 같았다.

실제 638고지 2차 공격작전 때 수색 중대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또 사용 할 수도 없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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