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으로 변해 버린 전술기지[74]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케 작성일12-03-24 00:07 조회8,582회 댓글4건관련링크
본문
생지옥으로 변해 버린 전술기지
사태를 더 어렵게 만든 것은 탄약고 속에 함께 보관 중이던 가스탄까지 폭발하였다.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는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 가스가 퍼져나갔다.
그야말로 생지옥과 다름없었다.
그 같은 상황 속에서도 먼저 638고지로 진격하기 전에 운반하다 남은 탄약을 또다시 수색중대원들에게 운반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리 기미 씨 팔!”
“포탄을 운반하면 뭣해! 죽도록 운반해 놓은 포탄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저렇게 터져 나자빠지는데 ……”
불평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분 대원들에게 분대장 김 종일 하사가 이렇게 말했다.
저기 남아 있는 저 포탄들은 사용하기 위해 옮겨 놓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적 월맹군들이 저 포탄들을 가져가서 사용할 가 봐 전술기지 안으로 운반해 놓아야 된다는 상부의 지시라고 하였다.
“난생 처음으로 피의능선, 죽음의 고지로 명명된 638고지를 공격하다가 수십 번씩 죽을 고비를 넘기고 천신만고 끝에 천우신조로 살아 돌아왔는데, 휴식도 없이 또다시 포탄이나 운반 하라니 ……”
우리가 전투를 하는 군인인지?
포탄을 운반하는 노무자인지 알 수가 없다고 수색 중대원들은 불평불만을 터뜨리고 있었다.
“죽어도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 들어오지 말 것을,”
성질이 불같이 급하고 여수 배 모가지에서 좀 놀았다는 고 상병과 떠버리 점박이 상병은 분기탱천하여 연신 울분을 토했다.
애비(중대장)가 있어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였다.
수색중대원 모두들 불평불만이 하늘을 찌를듯하였다.
울고 싶은데 뺨 때리듯이 가스가 바람을 타고 수색 중대원들이 있는 쪽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가스다!”
수색중대원들은 하던 일손을 멈추고 신속히 벙커에 들어가서 모든 문을 닫고 모두들 방독면을 착용했다.
황당하게도 후문을 통해 제일 먼저 들어온 특공대원들은 방독면이 없었다.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638고지에 특공대로 차출되어 4월16일 새벽에 출발할 때, 특공대 작전에 불필요한 군장들은 다 버렸기 때문이었다.
특공대로 차출되었던 대원들은 중대장의 명령에 의해 방독면을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특공대로 차출되지 않았던 약삭빠른 최 병장과 천 병장은 특공대원들처럼 빨리 들어 올 욕심으로 다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하리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하고 방독면이 거추장스럽다고 자신들이 스스로 방독면을 버린 것을 지금 한 없이 후회하였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말로만 듣던 신경가스일까?'
‘아니면,
독가스일지도 몰라!’
그런 상상을 하니까 무서운 생각에 소름이 확! 끼쳐왔다.
‘피의 능선!’
‘죽음의 고지에서 폭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속에서도 불가사의하게도 살아 돌아왔다.
그런데, 여기서 가스에 질식해 죽겠구나 생각하니까.’
온 몸이 떨려오며 두려움과 무서운 공포가 엄습해 왔다.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후문으로 먼저 들어온 특공대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빨래 줄에 걸려있는 세면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벙커구석에 머리를 쳐 박고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한참을 지났을까,
제주출신 송 세열 하사가 “깨 에스~해제!”라고 냅다 소리쳤다.
권 병장이 살며시 일어나서 눈을 떠 보니, 눈만 조금 따끔거릴 뿐 견딜 만했다.
“이건 최루탄 가스야!”
학생운동을 하면서 시위현장에서 최루탄 가스 냄새를 많이 맡아본 최 지원 병장이 말했다.
권 병장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 들은 안도의 긴 한 숨을 내 쉬었다.
이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하루살이 같은 신세로 전락한 전우들은 이 전쟁이 두렵고 지겨웠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탄약고가 근무 시간대 낮에 폭발하지 않고 새벽에 모두가 벙커 속에서 곤히 잠들어 있을 때와 외곽초소 안에서 보초 근무를 할 때, 탄약고가 2차 폭발했던 것은 불행 중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많은 전우들의 희생과 피해가 최소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중대원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또 하루를 연명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만약에 지금처럼 포탄을 운반하고 있을 때, 저 탄약고가 엄청난 위력으로 2차 폭발했더라면 포탄을 운반하고 있던 수색 중대원들도 전사한 지원중대 전우들처럼 시신이 전술 철조망에 빨래처럼 그렇게 널려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모두들 몸서리가 쳐지고 모골이 송연해 했다!”
지원중대와 수색중대는 기갑연대 전술기지 내 바로 옆에 주둔해 있었다.
연대내 단 하나 밖에 없는 중대로서 언제, 어디에서라도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신속히 달려가서 작전을 지원하는 공통점이 서로가 같은 중대이기도 하였다.
4월12일 출동 첫 날,
수색중대가 월맹군들에게 기습 공격을 받았다.
지휘관을 다 잃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낮선 앙케 협곡 19번 도로 뒤쪽에 고립되었다.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을 때였다.
이때, 수색중대를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까지 길 안내를 해 주었던 지원중대 소속 그 전우 들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시신마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져서 처참하게 전사한 4명의 지원중대 전우들에게 수색 중대원들은 너무나 마음 아파하였다.
- 계속 -
댓글목록
inf247661님의 댓글
inf247661 작성일
638고지가 기존 第1小銃中隊 전술기지보다 약간 높았지만, 적들에게 이용당하면 감제되어지니, 무슨 조치가 사전에 있었어야만 했었는데,,. 인근에 기존 도로가 있었으니깐, 공병 Dozer를 고지로 진입 투입시켜서 고지를 낮게 깎아내고 평지로 만들어서 사전에 완전히 적들이 이용할 가치가 없도록 했었거나,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더라면, 화생방 Gas 등으로 오염을 시켜버리거나, 지뢰지대로 형성, 원천 접근.점령치 못하게 하는 방책등을 강구했어야만 합니다, 필히! ,,.
저는 제26연대 지역에 있었는데 홀로 소대가 파견되어져 대대 OP장 노릇을 했었어요. 우리 소대 OP 남동방 약 1 Km 지점에 우리 소대보다 약간 높은 고지가 위치해서 저에겐 늘 맘을 불안케해서! ,,. 저는 시도 때도 없이 소총소대에도 보유코 있었던 60mm MOT를 고곳에 사격해서, 아예 접근을 불허케 했읍니다. 물론, 이건 대대나 중대에 보고치도 않고 대대OP장인 제 임의로 취했던 조치였읍니다. ,,. 그 대대 OP는 현재의 휴전선, 전방의 비무장지대 DMZ에 위치하는 GP 나 마찬가지! ,,. Viet-Nam 에서의 '第首都師團' 및 '第9師團'과는 공히 '步兵師團'이었지만 특수임무부대에 부응토록 재편성, '보병대대 중화기중대' 및 '소총중대 화기소대'들도 모두 '소총중대화' 및 '소총소대화' 시키면서, 편성상 이미 특수임무부대였었죠! 그래서, 81mm MOT 및 60mm MOT들을 모두 '소총중대' 및 '소총소대'들로 분산 장비, 편제시켰었! ,,.
각설; 물론, 이런 얘기는 사고가 일고 나니깐 그제서야 참새처럼 떠드는 말이긴, 야, 하겠지만,,.
그런 제반 조치를 취하는 일을, 전술상으로는 '정보 판단' ㅡ ㅡ ㅡ '지형 평가 ㅡ 중요한 지형 지물' 선정에서
자주 거론되는 '상식'이며, '작전'에서는 '정보'가 선정.경고한 '중요한 지형 지물'에 대하여서는 보호 조치.대책'을 반다시 강구토록 끔 하고 있읍니다. 그런 조치.대책을 강구.실ㅊ턴치 않았던 '작전' 분야 장교들의 책임.과오가 매우 컸었읍니다. ,,. 이런 말을 하는 저에게 당시 '작전' 분야 참모들은 날보고 흰 눈으로 ㄹ흘겨보면서 빈정대시겠지만, 예하대에서의 저런 비참한 결과를 야기케한 '작전'의 괴오를 어떻게 모면할지를 생각하면,,. 그 '작전' 분야 참모도 적어도 大尉(대위) 계급 시절에 '보병학교 고등군사반 과정 ㅡ ㅡ ㅡ OAC'를 이수했었던 간부였었을 텐데,,. 연대 주임 참모면 모두가 다 '소령'이며, 대대참모들도 거의가, 최소한 'OAC'를 이수한 고참 '대위'들이어었고요! ,,. 고생, 정말 많았었군요. ,,. 위로를 드립니다. ,,. 총총.
inf247661님의 댓글
inf247661 작성일
제가 주둔코 있었던 '第수도師團{맹호사단} 제26연대{혜산진연대} 제1대대 제3중대 제3소대 파견지!'
제1대대 본부 및 본부중대. 제3중대, 사단 포병 105mm HOW 제10포병대대, 사단 APC중데 제3소대 소대장반, 사단공병대대 제3중대 제3소대 선임하사관반'들의통합 주둔지 {강가, 도로변에 파랗게 칠해져진 부분} 로부터 正東으로 2Km 올라가서 산꼭대기에 주둔, 포병 FO 중위 관측반과 함께 있었던 대대 OP { 연두색 여리게 노란빛으로 4각형이 칠해져진 부분 안에, 또 다시 작게 파란칠해져진 부분} !
그곳 남동 약 1Km 지점에 미확인 점고도 ×298{298고지}가,바로 그,눈에 가시같아서,
늘, 불안하게 생각케했었던 고지임. 그 ×298고지로 밤이건, 낮이건, 비가 오건, 아주 불규칙하게, 60mm MOT 를 사격했음, 느닷없이!}
http://www.systemclub.co.kr/board/data/cheditor4/1109/j942YFL7BDiF9H1uG.jpg
↗ 처음 뜨는 화면을 중앙으로 끌고 와서, 고곳을 1번 클릭하시면 화면이 크게 확대됩니다.
안케님의 댓글
안케 작성일
inf247661님 안녕하세요?
638고지 일대에는 지뢰 밭이었습니다.
미군들이 주둔해 있을 때, 비행기로 공중에서 m--14 대인지뢰를 엄청나게 많이뿌렸습니다.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전우들과 가족들이 앙케 패스 638고지를 방문하러 간다고 하면 m-14대인지뢰(발목지뢰)를 조심하라고 부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inf247661님의 댓글
inf247661 작성일
M-14 대인 폭풍 지뢰! ,,.
그걸 비행기에서 뿌리면 되나!? ,,./ 일일히 손으로 매설해야지! ,,.
저는 1979년도에 강원도 금성천(金城川) 남방의 비무장지대를 맡는 사단수색대대 소령 때, 작전장교를 할 적에, DMZ GP 주변에 '대인폭풍지뢰{프라스틱 지뢰}'를 묻을 적에 일일히 안전핀 캪을 뽑고 손으로 묻었읍니다. 비행기에서 뿌리면 ,,. 거 않되죠. ,,. 효과가 납니가? ,,. 참 딱하군요.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