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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무명고지를 탈환하다[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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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3-10 00:06 조회8,2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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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무명고지를 탈환하다

아무도 앞장 설 사람이 없으니,

“그럼! 셋이서 똑같이 올라가면 어때?”

권 병장이 다시 제안하였다.

이런 제안도 차마 거절할 수 없게 된 최 병장과 박 병장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하였다.

좌측에는 최 병장이 서고, 중앙에는 권 병장, 우측에는 박 병장이 서서 왼손에는 총을 들고 오른손에는 수류탄을 움켜쥐고 고지를 향해 셋이서 똑같이 기어 올라가기로 약속했다.

권 병장과 최 병장은 출발하여 고지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무섭고 겁이 난다고 하면서 권 병장 옆에 바짝 붙어서 알코올중독자처럼 손을 덜덜 떨면서 착검을 하던 박 병장이 출발은 할 생각하지 않고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면서 캄캄한 숲 속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어서 올라오지 않고 뭣해!”

먼저 출발한 권 병장과 최 병장은 동시에 뒤돌아보면서,

“생긴 것은 꼭 기생 오라버니처럼 잘 생겨 가지고, 겁은 더럽게 많네.”

약간 신경질적으로 권 병장이 재촉을 했다.

박 병장은 겁을 잔뜩 먹은 떨리는 목소리로 손에 잡고 있던 수류탄을 숲 속에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좌측 옆에 있던 최 병장이 짜증스럽게

“수류탄 안전핀은 제거하지 않았지?” 하고 역정을 냈다.

“예!” 하고 주눅이 들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들릴 듯 말 듯 대답했다.

“그럼! 그냥 버려!”

최 병장은 수류탄을 찾는 건 포기하고 버리라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 칠흑같이 어두운 숲 속에서 수류탄을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 만큼 어렵다고 하였다.

한 손에 총을 들고, 한 손에 수류탄을 들고 가시덤불 정글 속을 헤쳐 나갈려니 너무 불편하고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라고 최 병장도 투덜대기 시작했다.

“우리도 손에 들고 있는 이 수류탄을 버려 버리든지, 다시 탄 입대에 끼워 매달든지 양자택일 해야겠다 고 하였다.”

권 병장과 최 병장은 손에 들고 있던 거추장스러운 수류탄을 숲 속에 버리려고 생각하다가,

혹시 유사시에 급히 사용할 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지급받은 군수품을 차마 버릴 수 가 없었다.

때문에, 탄 입대에 다시 끼워 원위치 시키려고 할 때였다.

이때,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 있던 박 병장이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수류탄 찾는 것을 포기하고 권 병장과 최 병장이 있는 곳으로 기어 올라왔다.

박 병장은 정글 복 윗주머니에서 고무줄을 꺼내 건네주면서 수류탄을 꽁꽁 동여매라고 잔꾀를 짜내었다.

가시덤불 정글 속을 헤쳐 나갈 때, 나무 가지나 가시덤불에 걸려서 수류탄 안전핀이 빠져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고무줄로 단단히 묶어야 안전하다며 고국에 있는 오 음 리 훈련소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박 병장이 교육받은 이야기를 듣고 있던 권 병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쓴 웃음을 지었다.

“아직까지도 현실에 맞지 않는 이런 교육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지?”

“안전핀이 한 개 밖에 없는 구형 수류탄은 나뭇가지와 가시덤불에 걸려 안전핀이 빠지는 바람에 수류탄이 폭발해 전우가 희생된 사례가 있긴 했다.

하지만, 이 신형 수류탄은 제 1안전핀 제 2안전핀으로 안전장치를 하나 더 보완해 놓았다.

때문에 구태여 고무줄로 묶지 않아도 된 다고 하였다.”

박 병장에게 고무줄은 필요 없다고 되돌려주었다.

수색중대 삼총사는 가시덤불 정글 속을 헤치며 고지를 향해 야금야금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수류탄을 숲 속에 떨어뜨려 위험한 순간을 어떻게 모면해 보려했던 게 무안했든지, 고무줄을 건네주면서 꽁무니를 빼려던 박 병장도 어쩔 수 없이 권 병장, 최 병장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면서 무명고지 정상 가까이 접근하였다.

앞을 올려다보았다.

정상에는 아군의 포 사격과 미군 무장헬기 폭격으로 가시덤불 정글은 다 날아가고 시야가 확 틔어 있었다.

이 때, 갑자기 사방 숲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그 소리는 바로 맞은편 어둠 속에서 나는 소리였다.

“아무것도 없잖아!”

“적은 도망가고 없는 것 같아!”

“여기, 놈들의 82mm 포탄 껍데기만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니, 열나게 포사격을 하고 있다가 최정예 수색중대가 공격해 온다는 첩보에 미리 겁을 잔뜩 집어먹고 638고지로 도망 친 게 틀림없어!”

분명히 어디서 많이 들었던 낯익은 목소리였다.

권 준 병장의 고향 친구인 제1소대 향도 서 영 학 하사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권 병장은 극도로 긴장하고 초조했던 마음에 안정을 되찾으면서 안도의 한 숨을 길게 내쉬었다.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오히려 맥이 탁 풀렸다.

“서 하사!”

“서 영 학 하사!”

“나야, 권 병장!”

“권 준 병장이라니까.”

“그래, 권 병장!”

서 하사와 권 병장이 서로 앞으로 다가가 얼싸안는 순간, 수색중대원들은 단숨에 무명고지를 조용히 탈환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무혈점령을 한 셈이었다.

그때까지 숨죽이고 있던 무전기들이 일제히 “쒜! 쒜!~”하는 키 잡는 소리와 함께 수색중대 장은 극도로 흥분하였다. 그는 공격목표인 무명고지를 탈환했다고 상부에 무전으로 타전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그는, 수색 중대원들에게 현 위치에서 산개를 하여 매복 작전으로 들어가, 다음 지시가 있을 때까지 경계를 철저히 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드디어, 수색 중대원들은 무혈로 무명고지를 쉽게 점령하게 되었다.

포 사격한 흔적과 여기저기에 적들의 82mm 포탄 껍데기들만 어지럽게 널려 있을 뿐이었다. 놈들은 도망가고 한 명도 없었다.

초저녁에 638고지를 공격할 때, 이곳에서 제61 포진지에 포탄을 집중 투하했던 모양이었다.

어디에 있다가 뒤늦게 고지정상에 도착한 수색중대 제2소대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떠버리 점박이 상병이 나타났다.

“이 개새끼들이 수색중대의 용맹성을 알고는 미리 겁을 집어먹고 다 도망친 모양이야!”

내친김에 638고지로 쳐들어 올라가자고 떠벌리고 있었다.

“그 말 같지도 않은,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 그만 하라”

떠버리 점박이 상병 말을 듣고 있던 최 지원 병장이 한 마디 툭 쏘아 붙였다.

월남군 제44연대가 제공해 준 첩보에 의하면 월맹정규군 3사단 12연대가 638고지를 방어하고 있다는데, 1개연대가 고지를 방어하면 1개 사단이 공격을 해야 된다는 것은 군 교범에도 나와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좀 알고나 씨 부 리라”고 하였다.

그는 제법 전술 전략가다운 논리로 떠버리 점박이 상병에게 면박을 주었다.

정말! 앙케 작전 지휘부는 적에 대한 정보를 너무나 모르고 있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지금까지 638고지에 있는 적을 한 번도 본 사람이 없었다.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조차도 깜깜하게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오직 한 가지, 월남군 44연대로부터 제공받은 첩보와 정보를 통해 월맹정규군 제3사단 12연대가 앙케 패스 638고지 일대를 점령하고 있다는,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는 신뢰라고는 도대체 가지 않는 첩보와 정보에 의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앙케 전투에는 그처럼 끈질기게 따라 다니던 종군기자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월남전에서 최대의 격전지 두 코 전투와 짜 빈 동 전투, 앙케 전투에도 종군기자 한 명도 참전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기갑연대 제3중대와 제1연대 8중대의 공격목표인 638고지에 수백 톤의 포탄과 실탄을 쏘아 붓고, 아군이 그렇게 많은 피해와 희생을 치르고도 638고지를 점령하지 못하고 약 6부 능선에서 머물러 소강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수색중대는 큰 전과는 없었다.

하지만, 피해와 희생하나 없이 무혈로 공격목표인 무명고지를 탈환하였다.

그러함으로서 앞으로 638고지를 공격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계속 밀리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전술작전이 이번에야 말로 멋지게 맞아떨어져 처음으로 수색중대가 승리한 전투이기도 했다.

수색중대장은 중대장으로 부임하여 공격목표인 무명고지를 탈환한 첫 번째 지휘관이 되었다는 감격에 고무되어 극도로 흥분하고 있었다.

어느덧 야광 손목시계는 새벽 두 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지금, 수색중대장은 정신이 있는 사람이야, 없는 사람이야?”

상황실에서 무전기를 통해 수색 중대장에게 불호령이 떨어졌다.

638고지 정상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무명고지 정상에 일개중대병력이 모여 매복해 있으면 적들이 82mm 박격포와 75mm 직사포로 공격해 오게 되면, 수색중대는 큰 위험에 빠져 꼼짝없이 전멸당하기 십상이다.

지금 당장 적들의 코앞 무명고지 정상에서 철수하여 무명고지 8부 능선으로 내려가라는 명령이었다.

수색중대원들은 급히 서둘러서 적들의 박격포와 직사포 유효사거리 안에서 벗어나는 지점으로 철수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일렬 전술횡대로 공격했던 8부 능선으로 다시 내려와 산개를 하여 매복 작전에 들어가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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