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개새끼들아 내 부하 다 죽는다[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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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3-03 00:04 조회9,19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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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개새끼들아 내 부하 다 죽는다
어느덧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둠이 서서히 638고지 5부 능선에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그 때까지도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와 제61 포진지에서 크고 작은 시커먼 포탄들이
“쉬-쉬~”
연신 소리를 내면서 밤하늘에 시커멓게 수놓은 까마귀 떼처럼 아군 머리 위 상공에 날아다니고 있었다.
소도산 전술기지에서 638고지를 공격하는 아군들에게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M-16자동소총과 M-60기관총 총구에서는 총알을 한 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각종 포구에서도 불을 뿜으며 천지가 진동하는 것 같은 폭발음소리가 밤하늘을 수놓듯이 불빛을 번쩍이면서 귓전을 때리고 있었다.
“쉬-꽝 꽝! 따 다-땅! 땅!”
마치, 극장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한편의 전쟁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밤하늘에서는 조명탄 불빛이 전선의 밤을 환하게 밝혔다.
M-60기관총 총구에서 토해내는 예광탄 불빛이 반사되어, 638고지와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사이에 오작교다리를 놓은 것처럼 붉은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여기는 위험해!”
권 병장이 박 병장을 데리고 좌측 바로 위에 있는 더 큰 바위 밑으로 이동해 올라갔다.
두 사람이 이동해 간 바로 위, 우측 큰 바위 밑에는 기갑연대 제1대대 제3중대장이 직접 무전기 수화기를 잡고 제3중대의 각 소대장들에게 큰 소리로 공격작전을 지휘하고 있었다.
“오작교 앞으로!”
“견우 앞으로!”
“직녀 전진!”
계속 각 소대를 향해 638고지 공격작전을 수행하도록 숨 가쁘게 지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작교, 견우, 직녀는 각 소대의 무전 호출 명)
앙케 패스 전선의 밤하늘에는 아군의 총알과 포탄, 적들의 총알과 포탄들이
“쉬-쉬 쉭!”
바람 스치는 소리를 내며 아군 머리 위 공중을 오뉴월 날벌레처럼 바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638고지와 무명고지에서 발사하는 적들의 수십 발의 포탄은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포 진지와 제1대대 책임전술기지 제61 포대에 집중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과!~광!” “쾅! 광! 광!”
폭음이 귓전을 때리며 시커먼 연기와 더불어 불빛을 번쩍이면서 폭발하고 있었다.
아군의 제61 포대에서 발사하는 105-155mm 곡사 포탄과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포진지에서 발사하는 106mm 무반동총, 4.2인치, 81mm 박격포탄 수백발이 아군이 공격하고 있는 638고지와 산 중턱에 산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과!~광!” “쾅! 광! 광!”
이때 빗나간 아군 포탄이 638고지를 공격하고 있는 제 3중대원들에게 시커먼 연기와 불빛을 번쩍이면서 떨어지고 있었다. 제3중대원들이 아군 포탄에 맞아 그만 전사하고 말았다.
"야!" 이 개새끼들아!”
“내 부하 다 죽는다!”
쏟아지는 아군포탄에 부하가 전사하는 광경을 목격한 제3중대장은 아연실색하여 분을 참지 못해 잡고 있던 무전기 수화기를 집어던졌다.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악을 썼다.
그는 어린애처럼 엉엉 소리 내어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소속은 다르지만,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게 들려왔다.
권 병장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아군지원 포탄에 제3중대 전우들이 희생된 모양이었다.
바로 이때였다.
머리맡에 있는 제3중대 무전병이 수 타 식을 쏘아 올리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비명처럼 들려왔다.
권 병장과 박 병장은 소속이 다르기 때문에 제3중대의 지시를 받지 않아도 무방하였다.
그러나 워낙 다급한 상황이라 앞 뒤 가릴 겨를이 없었다.
두 병사는 아군포 사격중지 신호인 줄 알고 얼떨결에 두 개씩을 휴대하고 있던 수 타 식 중에서 조명 수 타 식 한 개를 떨리는 손으로 위 뚜껑을 열어서 밑에 있는 뇌관에 끼운 다음, 돌에다 “탁!” 쳤다.
그 순간,
"쉬~익!~”하는 소리와 함께 조명탄 두 발이 공중으로 높이 올라갔다.
작은 낙하산에 매달려 서서히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전선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안과 공포에 떨었던 박 병장도 수 타 식을 쏘아 올렸다. 그는 아무 문제없이 함께 동참해 주었다.
그 때까지도 제3중대장은 집어 던졌던 무전기 수화기를 다시 집어 들고,
"내 부하 다 죽는다.”
목 놓아 엉엉 울고만 있었다.
제3중대장의 전령과 무전병인 듯 생각되는 두 전우의 오성 수 타 식을 쏘아 올리라는 복창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박 병장과 권 병장은 떨리는 손으로 한 개 남은 나머지 오성 수 타 식을 전과 같이 시차를 두고 쏘아 올렸다.
두 개의 오성 수 타 식은 전선의 밤하늘을, 오색불빛이 시차를 두고 5개의 별 모양이 연거푸 불꽃노리처럼 환히 퍼져 나갔다.
잠시 뜸한 사이, 아군포를 유도하던 관측장교가 638고지 5부 능선 상공에 떠있는 별 모양의 오색불빛 신호를 보고 포사격 중지 신호로 판단하였다.
아군 포를 유도하던 김 대위는 즉시 포사격을 중지하라는 신호를 무전기 통해 제61 포대와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 있는 106mm 무반동총과 화기소대장에게 보냈다.
잠시 후!
"아군 포 사격이 멈추었다!"
"아군 포 사격이 멈추니까!"
"따라서 적들의 포 사격도 멈추었다!"
군 전략상, 보병이 고지를 향해 조금 식 조금 식 전진을 하면 포병은 보병이 전진하는 만큼, 포를 조금 씩 조금 씩 고지 쪽으로 포 사격을 실행해 주어야 하는 것이 군 교범에 나와 있는 전술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전술 작전은 적들이 미리 감지하고 아군 포병들이 정밀 포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아군의 포진지에 집중적으로 포탄을 투하하였다.
적들은 아군 포병들로 하여금 불안하고 조급하게 하는 고도의 심리전 전략과 전술작전을 전개하였다. 적들의 전술전략에 말려들어 아군 포에 아군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 멍청한 아군 포병들의 서투른 포 사격에 ‘내 부하 다 죽는다.’ 고 638고지를 공격하는 보병 지휘관인 제3중대장이 어린애처럼 엉엉 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아군 지휘관들은 적들이 이런 교란작전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을 미처 하지 못하고 바보 같은 이런 전술작전을 펼쳤는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기가 찰 노릇이었다.
이러한 전술작전은 세계 2차 대전 때 사용했던 전략과 전술작전으로서 보병과 포병이 고도의 정밀함과 콤비네이션을 요하는 전술 작전이었으므로 포병이 조금만 실수를 하게 되면 아군의 희생과 피해가 너무 크게 되는 힘들고 위험한 작전이었다.
군 교범에 나와 있는 전술작전 그대로 훈련을 할 때, 이 전술이 잘 실행되었는지는 몰라도 지금 20세기 군 전술에는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실전에서는 이 전술작전이 잘 먹혀들지 않았다.
또, 638고지를 공격하는 보병과 포사격을 지원하는 포병과의 콤비네이션이 잘 맞지 않으면 아군 포에 아군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적들은 이 같은 아군의 전략과 전술작전을 역이용하였다.
아군 포진지를 향해 집중적으로 공격을 하였다.
아군 포병들에게 정조준으로 포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 전술작전을 악랄하게 구사하였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적들의 전술전략에 말려들었다.
아군은 엄청난 피해와 희생을 치루고 말았다.
주 월 한국군이 월남전 사상 처음 게릴라전에서 고지를 공격하는 이번 638고지 공격작전에서 적들의 전략과 전술작전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됨으로써 큰 교훈을 삼게 되었다.
“비록 적장이기는 하지만!”
저 유명한 디엔 비엔 푸 전투에서 프랑스 군을 물리친 월맹군의 국방장관인 보 구엔 지압장군의 뛰어난 삼 원칙 전략과 삼불 전술이 실감나는 전투였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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