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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격포 날아오는 소리가 뚝 꾾어지다[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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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3-01 04:03 조회9,430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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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격포 날아오는 소리가 뚝 끊어지다

마지막으로 수색중대 제2소대가 앞으로 나갈 차례가 되었다.

수색중대 제2소대 임시 소대장을 맡은 수색중대 부관이었던 조 만행 중위가 제1대대장 앞으로 다가갔다.

수색중대는 자기가 잘 통솔하겠다고 보고를 하였다.

그리고는 소대원들에게 결연한 표정으로 하나하나 얼굴을 훑어보았다.

그는 불같이 명령을 내렸다.

“적들의 박격포가 날아오는 638고지 쪽, 상공을 잘 관측하고 있다가 박격포 소리를 잘 듣고 뛰어하였다!”

조 만행 중위가 선두에 서서 용감하게 제일 먼저 뛰어 나갔다.

이에 용기를 얻은 소대원들과 조 만행 중위를 따라 올라온 대부분의 신병들은 제3중대에 배속된 그 신병처럼 겁에 질려 우는 병사는 한명도 없었다.

638고지로 나가는 철조망사이 좁은 소로를 순조롭게 통과하였다.

638고지 밑에 있는 5부 능선 큰 바위 밑에까지 무사히 도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권 병장 바로 앞에서 튀어나가야 할 박 희 웅 병장이 겁을 잔뜩 집어먹고 머뭇머뭇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뛰어 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박 희 웅 병장은 월남에 도착하여 약 2주간 받던 교육과 훈련을 중단하고, 신병들의 훈련과 교육을 시키는 교관이었던 수색중대 부관 조 만행 중위와 함께 올라온 월남 신참이었다.

그는 난생 처음 겪는 전투였다.

때문에, 이 절박한 순간을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권 병장은 수색중대 제2소대의 일렬 전술종대 맨 뒤쪽 후미에서 두 번째로 따라가고 있었다.

권 병장 바로 뒤, 맨 후미에는 서울대학출신 최 지원 병장이 서두르지 않고 적의 포 뜨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어서 권 병장 뒤를 여유롭게 따라 오고 있었다.

박 희 웅 병장과 권 준 병장이 제1중대 전술기지 후문에서 638고지 사이 중간쯤 다가갔을 때였다.

638고지에서 발사한 적들의 박격 포탄이 계속 “쉬~쉬!”소리를 내며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날아오는 포탄이 갑자기 박 병장과 권 병장의 바로 머리 위 상공에서 “쉬익!~”하며 소리가 뚝 끊어지는 것이었다.

순간 권 병장은 무척 당황했다.

적의 박격 포탄이 박 병장과 권 병장이 있는 바로 근처에 떨어진다는 신호가 틀림없었다.

권 병장은 있는 힘을 다해 박 병장한테 빨리 뛰어나가라고 재촉하였다.

은폐엄폐물을 찾으라고 하였다.

“은폐엄폐물이 있는 곳까지 계속 전진 하라!~”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런데도 박 병장은 박격 포탄이 자신의 옆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그는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바위 앞에 넙죽 엎드려버렸다!”

그리고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만 있었다.

위급한 순간에 대처능력을 잃은 박 병장을 보다 못한, 권 병장은 작은 바위는 은폐엄폐물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권 병장은 있는 힘을 다해 작은 바위를 뛰어 넘어 좀 더 안전한 큰 바위 밑으로 가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고개를 돌려 박 병장이 있는 바위 쪽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과~광!” “과 광~!”

박 병장 바로 뒤에 적의 박격 포탄 두 발이 동시에 떨어져 폭발하였다.

시커먼 연기와 먼지 속으로 박 병장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아!~ 박 병장이 전사하였구나!’

순간적으로 착각하면서도 고개를 돌려 눈을 감았다가 살며시 눈을 떠보았다. 그 때까지 연기와 먼지가 걷히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연기와 먼지가 서서히 걷히고 나서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천만다행으로 박 병장은 뿌연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무사한 것 같았다.

그러나 엄청나게 놀라고 겁을 많이 먹은 것으로 보였다.

권 병장은 얼른 박 병장이 있는 작은 바위 쪽으로 되돌아갔다.

“박 병장 괜찮아!”

“또다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니까 빨리 저 앞에 있는 큰 바위 밑으로 가자”

재촉을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박 병장의 겁먹은 표정이 얼마 전에 꽁 비 계곡 삼거리 매복 작전에서 잡은 월맹군 보급 장교가 클레모아 후폭풍에 맞아 뿌연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쓴 채, 얼이 빠져 바보 멍청이 같이 눈만 껌벅껌벅 거리고 있던 그 몰골과 너무나 흡사하였다.

그 숨 막히는 와중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권 병장은 얼른 목에 걸고 있던 세면수건으로 뿌연 먼지를 뒤집어쓴 채,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박 병장 얼굴을 대충 닦아주었다.

급히 그의 손목을 끌다시피 해서 큰 바위 밑에다 데려다 놓고는 온 몸에 뒤집어 쓴 먼지를 세면 수건으로 털어 주었다.

그 때까지도 아무 말 없이 바보처럼 멍청히 앉아있던 박 병장이,

“권 병장님 고맙습니다.”

“적들이 쏘아대는 포탄이 너무나 무서워요”

조금 전 동시에 떨어진 두 발의 포탄에 맞아 죽는 줄 알았다고 하였다.

이제는 날아오는 포 소리만 들어도 무서워 소름이 끼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 어린애처럼 울먹이고 있었다.

“박 병장! 너무 무서워하지 마!”

“어차피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맡기자고”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싸우다 보면 살아날 수 있을 거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고 하던데, 설마 죽기야 하겠어?”

이렇게 박 병장을 달래며 위로를 해 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조금 전 작은 바위에서 적들의 박격포탄 두 발이 동시에 떨어졌을 때, 엄청나게 겁을 많이 집어먹고 혼쭐이 빠져,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박 병장이 너무나 무서워하는 것을 본 권 병장도 전과는 달리 담력과 배포와 두둑한 배짱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자꾸만 주눅이 들고 자신감과 용기도 없어졌다!”

자신도 모르게 불안하고 두려워져 무서운 공포가 서물서물 엄습해 오는 것 같았다.

일종의 공포감의 전이현상이라고나 할까?

자꾸만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단단히 다져먹었다.

그때 소도산 전술기지 교통호에서 출발할 당시 박 병장이 겁을 잔뜩 집어먹고 조금 멈칫멈칫하였을 때, 적들의 포 날아오는 소리의 타이밍을 놓쳤다.

때문에, 박 병장과 권 병장은 하마터면 천길만길 황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다.

그 악몽이 다시 떠올라 한시라도 빨리 이 사지를 벗어나고 싶었다.

- 계속 -

댓글목록

새역사창조님의 댓글

새역사창조 작성일

글 잘보고 있습니다. 목숨이 달린 전투현장에서 공포와 용기,... 등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머나먼 월남땅에서 선배님들이 이렇게 싸워줬는데도 불구하고 월남이 무력하게 패망해버렸으니 그당시 월남사람들에 대해 경멸을 퍼붓고 싶습니다.

안케님의 댓글

안케 작성일

새역사 창조님 댓글 감사합니다.
그때 월남이 패망한 것이 우리 베트남참전 용사로서는 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 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지금 우리 나라가 그때 월남 패망직전과 너무 흡사합니다.
천지도 모르고 종북 좌파 빨갱이들이 날뛰고 있는 이 현실이 너무나 서글퍼 집니다.
이것이 더 큰 걱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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