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발언을 듣고 있자면 지만원이 마치 극우세력과 한나라당의 대변인 같은 인상을 준다. 지만원은 '세계일보' 99년 6월 16일자에 실린 서해 남북교전에 대한 '긴급 대담' 에서도 햇볕정책에 대한 독설을 퍼부었는데 좀 '오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햇볕정책은 우리의 카드를 다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번 서해 침범 은 북한 쪽에서 볼 때 햇볕정책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형국입니다. 햇볕정책 이 무너지면 현정부의 권위와 안보가 무너지기 때문이지요. 지난 98년 7월 속초에 북 잠수정이 침범했을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국민 정서와 달리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는 쪽으로 나갔거든요.
그러나 이번에는 여론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어요. 문제는 햇볕정책으로 인해 우리 군이 교전원칙까지도 어겼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군주는 전쟁터에 나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그 햇볕정책 때문에 이래도 참아라, 저래도 참아라고 하다 보니 군사적 대처에 논란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김 대통령에게 '이 정권의 안보는 확실히 내 손에 달렸다' 고 하는 것을 보여준 셈이지요. 또 한국군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북이 알고 있 기 때문에 과거에 없던 의도적이고 노골적인 침범행위를 저잘렀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햇볕정책의 융통성 있는 변형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지 요.
햇볕정책이 정경분리 원칙에 의해서 관광객이 북한에 가고 하는데 자칫 '인질' 이 돨 우려도 있습니다. 정권적 이익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양보도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꽤 설득력이 있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마지막 말은 지나친 오버 라 는 생각이 든다.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거니와 정당하다. 그러나 그걸 '정권적 이익' 이라고 몰아 붙이는 건 너무 심하다. 그건 김대중의 평생 소신 이 었거니와 햇볕정책은 김대중 정권 들어서 최초로 실시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대북정책은 정권적 이익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책이었단 말인 가?
나는 매체의 특성에 따라 그 입맛을 맞춰주는 지만원의 언론플레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리랜서 지식인이라 언론플레이에 더욱 의존해야 할 필요는 있겠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할 정도로 '오버'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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