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을 가리켜 군사평론가라고 하지만, 사실 이건 올바른 호칭은 아니다. 지만원은 군사문제를 뛰어넘어,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 문이다. 그는 국가개조를 이야기 하는 인물이다. 군사평론은 국가개조라고 하는 이슈의 중요한 일부라 할 남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다. 지만원의 대북관 또는 통일관은 어떠한 것일까?
그걸 말씀드리기에 앞서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또 하나의 동기를 말씀드리 는게 좋겠다. 내가 인물을 많이 다루는 관계로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나에게 어떤 인물에 대한 내 생각을 묻곤 한다. 그런데 최근 만난 한 사람이 지만원 을 가리켜 '극우 냉전주의자' 가 아니냐고 묻는다.
아마도 지만원이 최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는 걸 보고서 갖게 된 생각이었나 보다. 사실 지만원이라는 인물 전체를 모른 채 그가 하는 발언의 일부만 놓고 보자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지만원의 언론 이용방식에도 그런 오해를 낳게 할 문제가 다분히 있다. 어찌됐던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천만의 말씀' 이다. 지만원의 성향은 기존의 방식으론 분류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는 우 리 사회의 극우세력과 통하는 면도 있고, 진보세력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그는 '조선일보' 와 '한국논단' 에도 글을 쓰고 '한겨레' 와 '말' 에도 글을 쓴다. 양쪽 모두에서 환영을 받는 기이한 인물인 것이다. 사실 기이할 것도 없다. 그의 시스템론을 이해하면 간단히 풀리는 문제일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의 대북관과 통일관과 비교하여 설명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 이 될 것 같다.
지만원은 햇볕정책에 반대한다. 그러나 그가 반대하는 이유는 극우세력이 반 대하는 이유와는 다르다. 극우매체들은 지만원의 그러한 반대를 이용한다. 짧 은 글에서 그 반대 이유까지 상세히 설명할 수 없는바, 지만원의 반대는 극우 매체들의 논지를 정당화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만원은 극우세력보다는 햇볕정책 지지자들의 성향에 훨씬 더 가까 운 인물이다. 아니 햇볕정책 지지자들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면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지만원은 극우매체들의 속셈에 알고 속는 걸까, 모르고 속는 걸까? 이건 나중에 지만원 스스로 답하게끔 숙제로 남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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