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3월 한겨레신문사에서 나온 '신한국군 리포트' 라는 책이 있다. '한겨레'의 김성걸, 이상기 두 기자가 쓴 것으로 아주 좋은 책이다.
나는 지만원이 이 책에 대해 '출판저널'(98년 5월5일자)에 기고한 서평을 읽 으면서 지만원의 군에 대한 분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서평의 일부 를 인용하겠다
"군은 지난 5년간 김현철이라는 나이 어린 사람에게 줄을 대야 출세할 수 있 다고 생각했던 장군들, 계급장을 돈으로 사고 팔아온 장군들에 의해 운영돼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 책에는 장군들이 어떤 모습으로 김현철씨를 만났으며 그들이 김현철씨를 만난 그 자체를 얼마나 영광스럽게 생각했으며, 만나고 나면 어떤 혜택을 입었 는지, 그리고 장관과 참모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사례 들로부터 매우 실감있게 묘사되기 시작했다.
"93년 1월 경남고 출신 고위공직자들이 김영삼 당선자를 요정에 모셨다. 흥이 무르익을 무렵 시중을 들던 여종업원들이 갑자기 도열하여 경남고 교가 를 합창했다. 깜짝놀란 김영삼 대통령이 연유를 물었다.
알고보니 어느 한 장군의 작품이었다. 그로 인해 그 장군은 곧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그는 장관이 되자마자 장군들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다니기도 했 고, 갑자기 장군들을 집합시켜 석양을 감상한 후 석양배를 마시러가자고도 했 고, 공중 앞에서도 툭하면 양말을 벗어 보이기도 했다."....
지난5년간 항간에는 "2성 장군 이상의 인사는 김현철씨가 한다" 는 소문이 파 다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그 소문이 낭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군의 진급 문화, 음주 문화, 부끄러운 훈장 타기, 사병을 하인처럼 다루는 모습, 윗분 따라 종교 바꾸기, 장교들의 반항, 각종 사고, 권 영해 안기 부장의 전횡, 진급에 죽고 진급에 사는 장군들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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