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만원 박사의 지극한 군 사랑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가 군에 대해 독 설을 내뿜으면 내뿜을수록 그의 애절한 사랑이 내 가슴에 와 닿는다. 군은 가슴 을 열고 지만원의 비판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 행여 '별도 못단 주제에!' 라고 폄하 하면서 무시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지만원의 군 사랑이 지극한 만큼 그는 안보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황장엽 사건때도 그랬다. 그는 '한겨례 21'(97년 7월 24일) 에 '황장엽, 97 대 선을 위하여!- 또 터져나온 남침 가능성과 황리스트,왜 믿기지 않는가' 라는 제 목의 글을 기고했으며, '윈'(97년 8월호) 에 "황장엽 기자회견 심층분석- 전쟁 임박설은 일방적 판단인 듯/맹목적 '통일지상론' 긴장 부를수도" 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윈' 에 쓴 글에서 아홉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을 했는데, 그 일부를 인용해 보자.
"전쟁위기론에 대해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더이상 없다. 오직 정부의 몫이 있을 뿐이다. 황 비서 일행이 남한에 온 지 80여 일이 지났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었다면 그가 망명하기 이전이나 망명 후 기자회견까지의 80일 동안에 해야 했다. 황장엽 회견을 시점으로 해서 새삼스럽게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것 은 그래서 선거철 신드롬으로 오해받기 쉽다. 여기에 군까지 나서서 '황풍'에 앞장서는 듯 하다. ..... 황비서 일행의 망명동기와 배경이 석연치 않다. 황 비 서 일행은 민족을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9명의 직계가족을 죽음으 로 몰아 넣었다고 한다. 그 정도라면 그들은 전쟁이 임박했다는 논리를 제공했 거나,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다. ..... 북한에서는 부자지간에도 '남한 탈북' 과 같은 '천기'는 누설하지 못한다. 더구나 두 사람이 가족을 희생시키겠 다는 결심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잔디밭에서 바늘을 찾는 확률에 비유될 수 있 다. 이들의 기회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 졌을 수 있다. 바로 공작일 수 있는 것 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더욱 짙게 하는 것은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안보 신드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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