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은 '시사저널' 96년 5월 2일자에 실린 김당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휴 전선의 국경선화' 와 '분단의 영구화' 를 주장했다. 평화를 먼저 추구하면 통일 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오지만, 통일을 먼저 추구하면 평화가 깨진다는 것이다. 지만원은 "그렇지만 남북한 간에는 91년 12월에 합의한 '남북기본합의 서' 와 '화해 불가침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 가 있지 않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많은 사람이 그것을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바이블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기본 합의서 대로만 하면 될 텐데 왜 남북한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느냐는 것입 니다. 문제는 북한이 이 기본합의서를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처지라는 데 있습 니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합의서는 더이상 남북한이 문제를 해결하는 바 이블이 될 수 없습니다. 북한이 바라는 군축과 정치 틀은 없고, 그 대신 북한이 싫어하는 개방만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지만원은 "북한은 왜 '선 교류협력, 후 정치군사' 를 받아들이지 않는 겁니까? " 라는 질문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답했다.
"북한의 처지에서 보면 교류협력에는 '불순한 동기' 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방시켜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보기 때 문입니다. 그들의 체제가 남한 체제에 흡인당하는 흡수통일을 두려워 하는 겁 니다."
또 지만원은 "마찬가지로 북한의 '선 정치군사, 후 교류협력' 의 저의를 의심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답했다. "북한이 제안한 고려연방제의 핵심은 2체제 1국가입니다. 요컨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사상과 제도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남북의 단결과 합작을 실 현할 방법들을 제도화하자는 겁니다.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존중하려면 어떻 게 해야 됩니까.
첫째'1체제 통일' 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2체제 공존' 을 선택하는 정치적 틀에 합의해야 합니다. 둘째 서로가 상대방을 기습공격 할 수 없을 만큼 최소수준으 로 군시력을 줄여야 합니다. 결국 북한이 주장하는 '선 정치군사, 후 교류협력 이라는 절차는 북한의 처지를 솔직히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 지만원은 북한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에 근거해 발언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북한에도 그의 펜(?) 이 많다고 한다. 97년6월 북경에선 남북한 학자들 이 모여 '한반도 평화와 화합을 위한 모임' 을 가졌는데, 이 모임에 참석했던 지만원은 '말'지(97년 9월호) 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월요일 아침 드디어 8명의 북측 학자들이 회의장소인 캠핀스키호텔 휴게실에 나타났다. 호기심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순간 북한 학자 한 사람이 나를 알아보 았다. 아시아 태평양위원회 책임참사인 원동연 씨였다.
그는 '지 선생님이 아니십니까?' 하면서 반가움을 표하더니 나머지 북측 참가 자 들에게 '바로 이 분이 지만원 선생님입니다' 하면서 소개를 했다. '우리 모두 가 지 선생 팬입니다' '70만 경영체 한국군' 이란 책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북한에도 지선생 독자가 아마 남한 독자만큼 많을 겁니다. 저자와 독자 사이에 는 국경을 초월하여 서로 마음이 통하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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