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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야 자유인 될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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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1-12-21 00:55 조회8,5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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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야 자유인 될까

 

이달 23일이

음력 11월 20일인 모양이다.

7남매를 3살 턱으로 낳으신 어머니

막내인 나를 47에 나으셨다한다

강원도 화전민의 늦둥이

먹고 입은 건 시원치 않았어도

나는 엄마의 빨아들일 듯한

자애로운 눈 속에서 자랐다

 

그 자애로운 엄마의 사랑은

세월이 가고

땅이 바뀌어도

늘 누군가를 통해 이어졌다

이 세상에 태어나

80년을 맞이할 동안

나처럼 포근하고 아름다운 사랑

받아본 사람 나 말고 또 있을까

 

하지만 행복에는

늘 방해꾼이 있었다

전라도와 빨갱이

그 느끼하고 살벌한 존재들만 없다면

나는 얼마나 더 행복했을까

 

행복

그것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산하는 마음 속 존재다

이 세상에 내 일 아닌 이유로

나처럼 고통 받은 사람 있을까

 

울음이 터질 찰나에 겁을 먹고

고통에 시달리면서

품위를 지키려 안간힘 쓰고

공포를 느낄 때마다

체념의 늪에 빠지고

억울한 순간들에는

어차피 죽을 인생인데

마음 달래고

 

괘씸한 판사들에 대한 분노는

인과응보라는 부처님 말씀

심는 대로 거둔다는 예수님 말씀으로

위로하고

그러기를 23

 

그래도 마음에 악을 심지 않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얼굴 돌렸다

만나지 않아도

나는 그들의 표정을 안다

나는 그들을 늘 만난다 

그들이 내 앞에 없어도

그들은 내 앞에 있다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

면도하고

깔끔한 옷 입고

안개처럼 잔잔히 깔리는

향수도 뿌린다

하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마음도 외모도 정갈하게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을 것이다

 

20대에 도전한

월남전 전사의 용기

30대에 도전했던

수학세계의 모험

40대에 도전했던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

60대에 도전했던

빨갱이 세력과의 도전

 

생각하면 내 인생은

내가 보아도 한 폭의

그림이었다

나는 육사시절의 독서를 통해

인생은 멋이어야 하고

멋은 도화지에 그려야한다고

생각해왔다

8순을 맞이하는 이 순간

마지막 스케치는

원시적이었던

따뜻한 엄마의 손길 속에

마감하고 싶다

 

 

2021.12.2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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