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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 나누어주고 싶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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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6-24 23:45 조회7,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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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다 나누어주고 싶다[시]

 

오늘 동네 김밥 할머니가 묻는다

좋아하시는 음식 해드릴께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생각나지 않는다

만일 누가 내게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 무어냐고 물었다면

그것도 생각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먹어야 살기에

매일 점심하러 식당을 가지만

먹는 량은

타인들의 20% 정도다

집에선 늘 말한다

먹지 않는 음식

왜 요리하냐고

 

좋아하는 음식 없고

싫어하는 음식 없고

음식 타박 없고

밥을 먹으면서도

눈동자가 밥에 없는 나

식구와 밥을 먹으면서도

눈동자가 식구를 향하지 않는 나

이런 남자

이런 아빠

좋아하고 사랑하는

식구 얼마나 될까

 

나는 식구들에 사랑을 표한 적 없는 거 같다

하지만 식구들은 나를 사랑하고 염려한다

물가에 내놓은 부실한 존재 같다 한다

나는 식구들을 귀엽다 한 적 없고

사랑한다 한 적 별로 없다

 

하지만 아내와 아들딸은

나를 귀엽다 사랑한다 한다

나는 왜 이렇게 살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그들은 얼마나 참았을까

 

나는 이제부터 주고 가야 한다

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

얼마 안 되는 내 모두를

나누어주고 가야 한다

 

나에게는 인생 목표가 딱 하나 있다

멋쟁이

멋스럽게 인생을 살고 가는 것이었다

나는 인생을 오로지 멋만을 위해 살았다

, ‘A Grace Inside’ 


나는 생각한다

내 인생의 길이가 얼마나 될까 

그 짧은 시간에 나의 멋을

어떻게 세상에 남길 수 있을까

아마 뚝심무지개에 얼마간 담겨있을 것이다

뚝섬무지개는 지만원의 무지개 그 자체다

나는 생각한다

모든 인생은

누가 정해준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창조한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그래도 내 고유의 가치를 창조했다

 

내가 창조한 가치는 멋이다 

황야의 무법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 멋

실력의 멋이다

나는 사회정의를 나름 실천하기 위해

지식의 총잡이가 되었다

나는 바란다

클린트이스트우드의 멋을 추구하는 

그런 실력의 멋쟁이들이

한 광장에 모여들기를

 

2019.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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