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눈이 왜 자꾸 젖을까 > 나의산책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지만원

나의산책 목록

요샌 눈이 왜 자꾸 젖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9-04-15 01:39 조회7,685회 댓글0건

본문

 요샌 눈이 왜 자꾸 젖을까

 

내가 어릴 때 살던 집 뒤에는

시커멓고 가파른 고래산

언제나 호랑이 눈이

도깨비불처럼 움직인다는

무서운 산이 있다

 

길이라고는 흉내만 낸

그런 길 따라

새카만 밤에

광솔 불 들고

아버지와 함께 올라가

바위에 떡시루 놓고

정화수 떠놓고

손바닥 닳도록 비비면서

우리 막내아들 잘 살펴주시라 기도한 어머니

이 세상

몇 사람이나 될까

 

잠깐만 헤어졌다 다시 보면

나를 눈 속 에 넣으려는 듯

빨아들이는 눈동자

그렇게 애틋한 사랑

받아 본 사람 얼마나 될까

 

그래서인지 난

TV화면에서 그리고

영화관 화면에서

가슴 울리는 장면 나오면

그냥 눈물이 난다

그런 장면 나오면

아이들이 내 얼굴부터 쳐다본다

아빠 또 운다 히 히

고얀 것들

 

하지만 난

생명의 위험이 있을 때 눈이 빛났고

고생을 할 때 눈이 빛났다

사관학교 신체검사 때

키가 모자라 불합격 도장이 찍혔을 때

키 다시 재 달라 도전했고

몸무게가 모자라 불합격 도장이 찍혔을 때

울먹이기만 했지 울지 않았다

불의를 보았을 때는 사자처럼 대들었고

내 부하가 당하면

죽음도 직속상관도 안중에 없었다

 

내 부하는 나를 영웅처럼 따라주었고

내 이웃부대 병사들은

나를 연예인처럼 좋아했다

나는 극기를 통해

그 어느 학자도 나를 넘보지 못하도록

학문계의 금자탑을 쌓았고

그것으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부러울 것 없는 내가

부러울 것 없는 아빠를 둔 아이들이

어찌 이 고약한 수모를 당하고 사는가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다 고졸 출신 이하

뭘 한참 모르는 인간들이다

진정한 학문을 한 사람은

감히 나를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서로가 좋아하고 어울리는 사람들끼리

살아도 부족한 인생인데

내가

그리고 내 귀한 가족들이

어찌 이런 벌레 같은 인간들에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가

 

하지만 난 요새 행복하다

호화스런 행복이 아니라

틈 속에서 솟아나는

한줄기 빛과 같은

그런 행복이다

그런 행복에도

내 눈은 쉴 새 없이 젖는다

 

저주하는 마음엔

눈물이 없다

내 눈은 오로지

감동에만 젖는다

 

천사들이 감동을 주고

젊은 파이터들이 감동을 준다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눈길이

내 눈을 적신다

내 눈은 매일 젖고

하루 종일 젖는다

 

2019.4.15.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