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공격행위와 법적 다툼

2002년 8월 24일, 오마이뉴스에는 “지만원'과 '늑대'-정신질환자들을 순교자로 만들지는 말자-”라는 제하에 권태윤 기자의 글이 실렸다. 이 글이 있다는 사실은 어느 기자가 일부러 내게 전화를 걸어 귀띔해 주었다. 권태윤은 국회의원 입법공보비서관을 일시 지낸 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프리랜서 기자였다. 장문의 글에서 나는 명예훼손 부분이 될 만한 글들을 뽑아 민형사 소를 제기했다. 문제의 표현은 아래와 같았다. 한마디로 좌우대결이었다.

1) "놀라지 마시라. 이 글은 정신병동에 입원중인 '공인된' 정신질환자가 주 절거린 말이 아니다. 이 글은 '시스템사회운동본부 대표'라는 거창한(?) 직함은 물론 '박사'라는 학위까지 가진, 겉보기엔 멀쩡한 사람이 일간지 5단통광 고로 대문짝만하게 실어놓은 글이다".

2) "건강한 상식과 이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이런 정신 나간 글로 다수를 선동하는 광기를 드러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일부 언론들이 이런 정신분열증적인 글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실어주었다는 사실 이다"

3) "게다가 '지만원류'의 파괴적 정신분열증세를 보여준 이가 과거에도 한 둘이 아었고, 요즘에도 개인은 물론 집단들까지 이런 부류가 부지기수인 상황이다. 지만원류의 대표적 인물을 든다면 지나가는 개에게까지 주사파로 물들일 정도로 온 나라를 '주사파 색칠하기'에 몰두했던 박홍 전 서강대총장과, 한국논단 발행인인 이도형씨, 조선일보라는 집단에 소속되어 끊임없이 전쟁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조갑제, 김대중씨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4) "며칠 전 지하철에서 나는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멀쩡하게 생긴 한 청년 이 열차에 오르더니 꽥꽥 소리를 지르며 객차 안 통로를 왔다갔다 하는가하면, 이 사람 저 사람 앞에 다가가 괜히 고함을 지르며 자기 머릴 흔들기도 하고, 객차의 천장을 바라보며 비명을 지르기도 하는 등 한바탕 난리를 쳤기 때문이다. 증세가 좀 심한 정신질환자임이 분명했다. 가족들은 있는지, 왜 중증인 그를 입원시켜 치료하지 않는지도 궁금했지만,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저토록 망가진 이유가 무엇인지도 참 궁금했다. 어쨌든 그날 아침 그 청년이 객차를 오가며 보인 행동은 승객들을 불안과 두려움으로 몰아가기 충분했다. 오히려 자신의 정신 시스템부터 검증 받고 바로잡는 것이 더 급할 것으로 보이는, 지만원이란 사람의 악의적 선동문구를 접하면서 단번에 지하철에서 만났던 그 정신질환자를 떠올린 것이 지나친 나의 상상력일까. 그 청년이 소수의 승객을 대상으로 불안과 공포를 조성했다면, 지만원의 이번 광고문은 그 대상이 다수 국민들이란 차이를 빼면 하나도 틀릴 것이 없다. 이처럼 '지만원류'의 사람들은 남들이야 듣건 말건 자기최면에 빠져 끊임없이 민족을 이간질시키고, 전쟁을 선동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겉보기에는 멀쩡한 사람들이다. 몸은 멀쩡한데 심각한 정신의 질환 을 앓고 있는 것이다"

(5) “사실 이런 부류들, 갈등을 조장하고, 전쟁과 분열을 선동하고,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하지 못할 말과 글을 쏟아내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공통점이 있다. 권력과 입신출세에 대한 무한욕망과 그것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한 좌절과 분노가 깊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출세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안 가진 이가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그들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병적일 정도로 과하기에 문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을 살피기보다는 자신을 간택해주지 않는 정권, 자신의 존재가치를 몰라주는 권력에 대한 한없는 증오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 정권을 끝장내고 야당이 집권하면 자기가 비로소 인정받고 출세할 수 있을 것이란 착각 속에서 이성을 잃고 마구 울부짖는 것이다. 마치 보름달만 뜨면 울부짖는다는 늑대들처럼, 정권 교체기라는 보름달이 뜨면 그들은 광기를 드러내고 울부짖으며 사람들의 단잠

을 깨우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6)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과 말다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섣불리 맞대응을 해봤자 오히려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자신의 말과 글이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 것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몽둥이만 들 수 없는 것은 그런 이유다. 물론 자신의 울부짖음에 대해 반응이 없으면 그들은 더욱 더 광분할 것이다. 과거 이슬람 세력이 팽창해 기독교 세력이 위협당하자 기독교를 '잘못' 믿는 사람들이 스스로 순교자가 되기 위해 일부러 이슬람 권력자 턱밑에 다가가 계속 욕을 퍼붓고 약을 올리다 인내의 한계를 느낀 그에 의해 마침내 죽임을 당함을 최고의 행복한 순교로 여겼던 상황과 유사하다”

(7) "지만원류의 사람들도 자신들의 울부짖음에 대해 과격한 반응이 오면 마침내 자신이 순교자라도 되는 양 착각할 것이 분명하다. 결국 말 같지 않은 말에는 무대응이 상책일 수 있는 것이다. 늑대의 울부짖음은 늑대만의 것일 뿐, 사람이라면 달밤에 밖에 나가 그런 늑대의 울부짖음에 맞춰 함께 울부짖는 정신 나간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건강한 정신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늑대의 울부짖음에 맞서 정신을 뺏기지 않고 온전한 정신을 지켜낼 때 늑대의 울음은 혼자만의 부질없는 독창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나는 위 글을 고소사실로 발췌하여 2002년 8월 26일 고소를 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불기소 조치를 했다.

이어서 2002년 9월 6일 권태윤과 대표자인 오연호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냈다(2002가단249152). 2004년 6월 8일, 제1심 재판장 김복현 판사는 내게 500만원 승소판결을 내렸고 판결요지는 이러했다. 소장은 광주교도소로 가기 전에 했고, 판결은 출소한 후에 난 것이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분열적 정신상태’, ‘인정받고 출세할 수 있을 것이란 착각’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원고에 대하여 '원색적인 표현으로 인신공격'을 가한 것이다. 원고의 인격은 언론 비판의 자유에 속할 수 있는 공적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멸적인 표현을 한 것은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비판의 한계를 넘는다. 이러한 표현은 모멸적 표현에 의한 인신공격에 해당함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1심판결문 5쪽 하단). 피고의 글이,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데 대한 강한 비판인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피고의 모멸적인 표현은 원고의 사회적 가치 및 평가를 심히 침해하는 내용이고, 피고의 기고 동기가 분노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며, 회사의 편집장도 명예훼손 차원에서 이의제기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게재했고, 원고의 신분이 공적존재가 아닌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공익목적이라는 데 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러나 서울고법(재판장 이상훈, 판사: 김대웅, 박인식)은 2005년 1월 11일, 1심판결을 완전히 뒤집었다.

“ 원고의 광고문은 김대중 정부의 정체성이나 햇볕정책에 관련하여 이념적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큰 글이었다. 5.18민주화운동은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룩한 민주화운동이며, 이는 일반인들에 널리 인식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민주화의 본질을 왜곡하고 관련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게재함으로서 스스로 비난과 반발을 유도했다. 광고문은 사실적인 입증이나 추론을 거친 논리적인 글이 아니라 단순히 원고의 주관을 단정적으로 기술한 것이기 때문에 광고내용에 대한 논리적 비판도 용이하지 않다. 광고문의 표현은 일반표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관련자들의 명예도 훼손하였다. 이로 인해 원고는 형사처벌도 받았다. 이렇기 때문에 원고의 글은 피고로부터 그 정도의 비판을 받을 만했다.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마디로 5.18을 건드렸으니 이 정도로 당해도 싸다는 식의 표독한 판결이었다.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보다 더 냉랭했다.

2014.1.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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